소액주주들 합병 문제제기 집단소송 삼성 "소액주주 소송 예견…큰 문제 없다" 다만 글로벌 기관투자가 움직임은 주목해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와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락 호텔(Hard Rock Hotel)에 마련된 약 440평 규모의 하만 전시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으로부터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가운데,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른 뒤 만든 첫 M&A(인수합병)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80억달러(9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세계 최대 전장업체 하만의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이 집단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이미 하만의 일부 대주주가 삼성전자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소액주주들까지 합병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13일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따르면 하만의 주주들은 지난 3일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로버트 파인을 대표로 한 주주들은 소장에서 하만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소액주주들의 문제제기 자체가 인수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M&A 과정에서 문제제기와 소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미국시장의 특성상 이런 문제는 이미 예상했다는 얘기다. 우호지분을 이미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딜 클로징(종료) 자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올해 1분기 중 주주총회를 통해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우려하는 부분은 이 부회장의 특검 조사로 인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이미 외신 등에서는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을 놓고 "삼성의 큰 위기"라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만약 이 부회장에게 특검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다면 사건은 더 커진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 제동을 걸었던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삼성의 지분을 가진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단체 행동을 하는 등 어떤 식으로 움직일 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차장(사장) 등이 모두 제대로 업무를 못 하게 될 경우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도 의문이다. 세계적인 규모인 삼성그룹의 수장, 수장 대행 역할을 할 인물들이 모두 한 번에 사라지면서 사업 자체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집단소송과 헤지펀드의 움직임은 회사가 위기 상황일때 더욱 드러난다"며 "컨트롤타워가 부재인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제 때 하지 못해 얻는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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