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10일 "우리의 산업구조가 여전히 개발경제 시절의 과거형 선단구조에 머물고 있어 조선, 해운 등이 붕괴하고 이같은 중후장대한 산업의 붕괴는 노동시장의 붕괴를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이 전 부총리는 이어 "2017년은 우리 인구가 분기점을 맞는 시기로서 통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인구절벽'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복지비 부담이 경제를 짓누를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시장 경색, 가계부채 뇌관, 내수 불황 등이 맞물려 한국 경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Y아시아태평양지역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 부총리는 이날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경제가 정말로 큰 난관에 봉착했으며 한국 경제의 전통 산업구조와 선단식 경영 모델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는 전인미답의 트럼프 월드에 들어가 불확실성이 커졌다. 27년 전 레이건이 세계시장에 문을 열었다면 트럼프는 이제 미국시장의 문을 닫으려고 한다"며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과 영국,독일,일본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대비도 이를 뒷받침하는 서비스 산업의 바탕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라고 이 전 부총리는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전문직조차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언제 일자리가 사라질지 모르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도약은 우리 경제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뚜렷한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전 부총리는 이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리스타트 2017(Restart 2017)'을 제시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리스타트ㆍRestart) 자세로, 변화와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전 부총리는 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뚝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활력의 무게중심이 50~60대에서 30~40대로 대폭 낮아져야 하고,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이 전 부총리는 "창업과 재도전을 반복하는 일이 쉽고 즐거운 일이 되는 사회가 바로 '리바운드(Rebound) 사회'"라며 "단순히 패자부활전의 개념을 넘어 실패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고령화와 창업 붐, 싱글가구의 증가, 만물인터넷(IoE) 확산 등 메가트렌드로부터 가능한 틈새시장을 찾고, 공생의 생태계 조성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투자를 늘려 '공적 인프라'로 조성하고, 기업은 10년을 내다보는 창업자적 시각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R&D 투자와 M&A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의 발빠른 대응을 촉구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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