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제한 증거 없어…오히려 칩 회사들간 경쟁 활발""한미 FTA상 美 기업에 보장된 절차상의 보호조치 적용하지 않은 결과""삼성전자 등 특허 보유자간 인정되던 라이선싱 관행 무너뜨리는 것"퀄컴, 공정위 결정 불복…서울고등법원 항소 '강력대응'[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1조300억원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다. 정식 의결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결정 효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의결서가 나오면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퀄컴은 28일 입장 자료를 통해 "공정위가 발표한 결정내용에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사실관계 및 법적 근거의 측면에서 모두 부당할 뿐만 아니라,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퀄컴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보장된 '적법절차에 관한 미국기업들의 권리'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경쟁을 제한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칩 회사들 간의 경쟁 및 휴대폰사들 간의 경쟁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을 촉진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증거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 심의기일에서의 반대신문에 대한 권리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기업들에게 보장돼 있는 절차상의 보호조치들을 적용하지 않은 결과라는 설명이다.퀄컴은 이어 "이는 수십 년간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한국기업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같은 한국정부기관 등 주요 특허 보유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돼 오던 확고한 라이선싱 관행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퀄컴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원천 기술에 투자하고 이를 산업 내에서 공유하도록 촉진하는 기반을 약화시킨다며 한국시장의 규모에 비춰 근거도 없고 합리적 관련성도 없는 수준의 과징금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퀄컴은 이에 "의결서가 나오면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공정위는 이날 퀄컴의 일부 비즈니스 관행이 한국 경쟁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쟁점이 된 구체적 관행들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1조3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퀄컴은 "이번 결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온 라이선스 관행에 대한 것"이라며 "퀄컴에 대한 과거 공정위 조사에서도 검토됐으나 문제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전례도 없을뿐 아니라 결코 유지될 수 없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정위 의결서가 나오기 전까지 확인할 수 없다"며 "과거 사례에서는 의결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4~6개월 가량 소요됐으며 공정위 결정은 의결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퀄컴은 향후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하는 대로 시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서울고등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과징금 액수와 산정방식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의결서가 나온 뒤 60일 이내에 과징금을 일단 납부해야 하고, 그 과징금에 관한 조정 및 환급은 소송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돈 로젠버그 퀄컴 총괄부사장 및 법무총괄은 "퀄컴은 공정위의 이번 판단결과가 사실과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시장의 경제적 현실을 무시한 것이며 나아가 경쟁법의 근본적인 원칙들을 잘못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퀄컴이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의 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내려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퀄컴은 모바일 원천기술에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왔고 휴대폰 회사들을 포함한 다수의 사업자들에게 광범위한 라이선스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이동통신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간 무선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한국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퀄컴의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기업들이 이동통신산업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며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퀄컴과 한국기업 간의 이 같은 윈-윈 관계를 무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퀄컴은 "2016 회계연도 한국에서 판매된 휴대폰 관련 로열티는 해당 기간 전체 퀄컴 라이선스 수입의 3%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공정위 의결서 국제법 원칙과 직접적인 충돌을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