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CU 백종원 도시락 라인업
◆편의점 매출 순위 완전히 뒤바꾼 도시락 열풍= 차별화된 도시락이 혼밥족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도시락 열풍이 불었다. 편의점 씨유(CU)의 경우 도시락이 올해 처음으로 매출상위 10위권내로 진입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를 내세운 'CU백종원 한판 도시락'은 3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집밥 같은 풍성하고 맛있는 한끼 식사를 제공하며 판매량 순위 10위에 올랐다. 한판 도시락은 출시 직후인 올해초 편의점 27년 역사상 처음으로 바나나우유, 소주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GS25에서도 김혜자 명가바싹불고기가 3위, 마이홍치킨도시락 9위 등을 도시락 상품이 매출 상위에 올랐다. 도시락 열풍의 원동력은 혼밥족이다. 특히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밥족 대열에 합류한 1인 가구 증가는 도시락 시장 급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가구수는 500만을 돌파했다. 전체 가구 비중의 27%으로, 전문가들은 2022년엔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락이 인기를 끌면서 경기불황에서도 편의점 매출만 고공행진 중이다. 편의점은 지난해 7.8%, 올해 9.4%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며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12조8000억원이던 편의점 업계 매출은 지난해 17조2000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올해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시장 급성장으로 국민건강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만큼 나트륨 함량 등 품질에 대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한 개에 나트륨 하루 섭취 권장량의 3분의 2 이상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가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지난 7월14일부터 8월22일까지 편의점 도시락 20종에 대해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도시락 1개당 평균 나트륨 함량(1366.2㎎)은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섭취 권고량(2000㎎)의 68.3%에 달했다. 조사 대상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개 편의점 도시락 5종씩이었다. 100g당 나트륨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김치제육덮밥'(195㎎)이었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CU의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100g당 429.0㎎) 한 개를 다 먹으면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2000㎎)을 초과(2099.6㎎)한다.◆호텔 도시락, 김영란法 후폭풍에 급부상= 무조건 값 싼 제품만 인기를 얻고 있는것은 아니다. 가격대비성능, 이른바 가성비 좋은 한 끼로 꼽히는 것이 호텔업계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는 호텔도시락이다. 3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고급스러운 호텔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세종호텔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이후 1만~2만7000원짜리 도시락을 재구성해 출시, 10월 판매한 이후 첫 달에만 1800개가 판매됐으며 11월 중순까지 2400개가 판매됐다. 세종호텔이 내놓은 도시락은 안심스테이크 도시락(2만7000원), 소불고기 도시락(2만2000원), 연어스테이크 도시락(1만8000원), 치킨스테이크 도시락(1만3000원), 석쇠불고기 도시락(1만원) 등으로 당초 월 100~200개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밀레니엄힐튼호텔은 점심시간에 서울 남산을 찾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1만원 안팎의 샌드위치와 3만원대 일식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고, 신세계조선호텔은 샌드위치를 포장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소폭씩 늘었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의 경우 전년대비 10% 가량 증가했고, 신세계조선호텔의 샌드위치 매출은 40% 가량 는 것으로 알려졌다.호텔 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에서도 여러 가지 고급 메뉴들로 구성된 '프리미엄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도시락은 정갈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어 기업체, 병원, 학교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비즈니스 미팅이나 기업 내에서 프리미엄 도시락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호텔에서도 3만원 미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가성비를 높인 메뉴들을 내놓고 있어 다양한 가격대의 도시락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