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미주노선 인수 급제동]SM그룹 한진 미주노선 인수 재검토

노선 정상화 운영자금 부담 내달 3일 주총서 부결시 인수 포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SM그룹이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노선 정상화를 위한 자금 부담이 큰 데 반해 인수 성과는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6일 해운업계와 채권단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을 인수하기로 한 SM그룹이 내달 3일 주주총회 특별결의 승인을 앞두고 인수를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1일 SM그룹은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영업양수대금 총 370억원 중 입찰보증금과 계약금 37억원을 납입하고 내달 5일까지 잔금 333억원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채권단 관계자는 "SM그룹이 한진해운 미주노선에 대한 인수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를 하게 될지 안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이 인수 의사를 최종 철회하거나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부결될 경우 한진해운 미주노선의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SM그룹이 포기를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만약 인수를 포기할 경우 그 다음 절차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서 할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재입찰(재매각)에 나서거나 인수 경쟁자였던 현대상선에 재협상을 위한 접촉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이 인수 경쟁자였던 현대상선에 2차 협상자 지위를 박탈한 만큼 재입찰 진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미주노선 인수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를 잇달아 인수하며 해운업계에서 보폭을 넓혀온 SM그룹은 한진해운의 미주 영업망을 확보해 벌크와 컨테이너선을 모두 거느린 종합해운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 회장의 강력한 인수의지와 달리 인수전 참여 당시 대한해운 임원진들의 반대가 상당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 과정에 한진해운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과 대한해운으로의 인수를 원하는 한진해운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대한해운 임원진을 설득해 결정을 이끌어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이 인수를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는 것은 막대한 운영자금에 대한 부담 탓이다. 한진해운은 매각 당시만 해도 미주항로에서 서안 13개ㆍ동안 7개 등 총 20개의 정기노선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지 않은 대한해운이 자체적으로 이같은 항로를 개설ㆍ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이 미주에서 하나의 항로를 개설하는데만 약 1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거 한진해운이 얼라이언스에 들어가기 전의 수준으로 서안 2개ㆍ동안 1개의 항로로 출발한다고 해도 당장 필요한 자금은 3000억원 수준이다.  SM그룹이 최종 인수철회를 결정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선주협회 한 관계자는 "미주노선 영업망의 가치는 법정관리 직후부터 사실상 와해됐다"면서 "이제와 인수 의사를 철회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분탕질'을 한 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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