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교환 등 낮은 수준의 협력에 그칠 듯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이 6개월간 끌어왔던 글로벌 해운동맹 '2M' 가입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2M 회원사들과 동등한 지위의 파트너로서 합류하는 대신 선복교환·선박공동사용 등 제한적인 수준의 협력관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M 회원사인 머스크ㆍMSC 실무진과 2M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던 현대상선 협상팀이 전날 귀국했다. 지난 6월 2M 측의 제안으로 시작된 가입 논의가 마무리된 것이다. 현대상선은 당초 머스크와 MSC가 체결한 선박공유협정(VSA)에 3번째 회원사로 합류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최종 협상에서 이 VSA 체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2M은 선복량 세계 1,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결성한 세계 최대의 해운동맹이다. 당초 2M은 현대상선을 가입시켜 아시아~미주노선의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2M의 선복량 점유율은 29.5%로 세계 최대, 현대상선의 6~7배에 달하지만 물량이 유럽에 편중돼 있어 아시아~미주노선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한국 해운에 신뢰도가 떨어진 아시아~미주노선의 화주들이 급속히 이탈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2M이 아시아~미주노선 점유율을 스스로 확대할 수 있게 되면서 현대상선과의 협력 범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M 동맹의 고위 임원의 발언을 인용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화주들이 또 다른 한국 선사인 현대상선이 우리 동맹에 합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해운동맹 회원사들은 선박 등 자산과 네트워크 등 영업 전략에 따라 협력 범위를 정하는데, 각각 619대, 497대의 컨테이너 선박을 운용하는 머스크·MSC와 60여척의 컨선을 확보한 현대상선의 입장차는 애초부터 컸다는 시각도 있다.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노선에서만 선복을 공유하는 것을 동맹 가입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운동맹에 가입한 선사들은 선박과 노선망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있다. 동동맹에 정상적으로 가입하지 못하면서 네트워크 등에서 다른 선사들에게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1위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좌초된 상황에서 현대상선마저 해운동맹에 정상적으로 가입하지 못하면 국내 해운강국의 꿈은 사실상 붕괴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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