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계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무겁고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면서 정국 혼란으로 기업경영에 상당기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순실게이트'로 특검과 국정조사 대상이 된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한 정치권과 정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 그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사무실에서 사실상 일손을 놓고 국회 탄핵안 표결을 지켜봤다. 예상보다 많은 찬성표로 가결이 발표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들이 많았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탄핵안이 상정된 상황에서 현재의 여론을 감안하면 부결됐을 경우 정국이 더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가결은 현재의 정국의 많은 불확실성 가운데 주요 요인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는 "가결이든 부결이든 기업으로서는 어느 한쪽이 낫다고 평가하긴 어려지만 기업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가결이 낫다는 평가다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총리의 권한대행 체제 속에서 헌재의 결정이 나오는 이후에도 정국이 어떻게 변할 지 몰라 안갯속 정국은 상당기간 이어지고 기업경영에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을 포함해 '최순실게이트'에 직간접으로 연루됐다고 알려진 기업들의 마음은 더욱 착잡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정국의 해결 수준으로 가는 상황이 됐다. 특검도 시작됐고 하니 온갖 사람을 불러내서 하는 국정조사는 자제했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는 "마녀사냥식 여론재판, 국조에서의 호통과 면박주기 대신에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하되 특검은 확실히 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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