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북한이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는 양국관계를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북미 접촉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 국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북한인들도 많은 미국인 못지않게 놀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FA가 입수한 북미 접촉 문서에 따르면 당시 최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기다리면서 지켜볼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에는 미북관계 개선 혹은 협상 가능성의 문을 닫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이같은 최 국장의 발언은 북한 측이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 대북정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고 RFA는 분석했다.이어 최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북한이 어떤 접근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시급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북한 대표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대북정책 재검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수차례 미국 대표단 측에 문의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북한은 도발 자제 원칙의 예외가 내년 2월로 예상되는 한미 연합훈련이라고 전제한 뒤 "훈련이 개최될 경우 북한의 반응은 매우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훈련에 대한 거친 대응이 최근 정치적 혼란에 빠진 한국의 박근혜 정권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아울러 RFA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나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도 북한 대표단의 관심 사안이었다"며 "최 국장은 사드와 관련해 '북한보다는 중국이 사드에 더 민감하다'고 말해 사드 배치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북한 측의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이뤄진 북미 접촉은 지난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졌다. 북한 대표단장으로 최 국장을 포함 장일훈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외무성 관리 최철호, 김남혁, 황명심 등이 참석했다.미국 대표단은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퍼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 제니 타운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부국장 등으로 구성됐다.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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