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더불어 정치 비평 도서도 판매량 급증
서점 풍경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올해 출판계의 키워드는 '각자도생'이었다. 독자들은 어느 때보다 혼자 즐기는 취미나 요리책에 관심을 보였고, 성공보다는 일상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시국으로 인해 정치와 역사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예스24가 2016년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의 출판 트렌드 키워드는 '셀프(SELF)'로 제시됐다. '셀프'는 각각 Single(혼자), Encourage(북돋다), Liberal(자유/민주주의), Feminism(페미니즘)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우선 올해는 싱글족 가운데서도 혼밥족·혼술족 등이 늘면서 이와 관련한 도서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가정·살림 분야의 요리책 가운데 집밥이나 블로거 레시피 등을 알려주는 책의 점유율이 8.4%로, 전년대비 두 배 늘었다. 또 개인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라이트 노벨, 그래픽 노블 등 취향 독서 분야에 대한 관심도 늘어, 판매권수가 전년 대비 각각 16.6%, 32.6% 증가했다. SNS를 통해 공유하기 좋은 시집과 에세이 류의 도서와 '추억의 종이인형', '옛날종이딱지놀이' 등 추억의 놀이를 재현한 도서들도 인기를 끌었다.불안한 미래 속에서 자신 스스로를 다독이고,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자기계발서 가운데 인간관계를 다룬 서적이 전년대비 11.1% 판매가 늘었다.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 역시 전년대비 27.8%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심리 분야에서는 카운셀링·심리치료 관련 도서가 33.9%, 문학 내 에세이 분야에서는 명상·치유 에세이류가 무려 79.4% 신장했다. 해당 분야들의 도서로는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 '그럴 때 있으시죠?' 등이 20, 30대 여성 독자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직장인의 공감대를 삽화로 담은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은 30대 남녀 독자에게 관심을 받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가 이슈가 되면서 정치 비평 관련 도서 판매가 늘었다. 10월과 11월에는 해당 도서들의 판매가 사회·정치 분야 내에서 각각 20%, 26.1%를 차지하며 올 연말 많은 독자들의 정치 분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줬다. 한국사에 대한 관심도 늘어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정치 비평 분야에서는 주진우 기자, 함세웅 신부의 '악마 기자 정의 사제'와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이 함께 쓴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전 청와대 대변인이던 윤태영이 노무현 대통령의 말하기 노하우를 정리한 '대통령의 말하기'와 함께 2014년 출간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 '기록'이 순위권에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5월 강남역 묻지마 여성 살인 사건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던 여성 혐오의 이면이 속속 드러나며 페미니즘 관련 서적도 주목을 받았다. 여성·젠더 분야 도서 판매권수는 전년대비 132.6%로 두 배 이상 크게 늘었고, 특히 2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이 10.7%에서 올해 26%로 대폭 상승했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나쁜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의 도전',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등이 관심을 받았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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