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 사전집회.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진보-보수단체가 3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각각 집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대해 찬ㆍ반 주장을 펼쳤다.먼저 최순실의 국정농단ㆍ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의해 피의자로 규정된 박 대통령의 탄핵 또는 조속한 퇴진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모여 분노를 표출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3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 속에 몰려들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했다. 200여명으로 시작한 집회는 오후 2시 30분쯤 3000여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해체하라' '박근혜 즉각퇴진' '탄핵해라 명령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임신 7개월차 임에도 집회에 참석한 권민경(35)씨는 "국민들이 촛불 들어 하야하라고 했지만 지금 새누리당만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며 "국회의 당연한 책임인데 이를 미루고 있는 모습에 굉장히 화가나서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새누리당 규탄집회 참여한 정현준씨(45)씨는 "새누리당과 재벌도 이번 사건의 공범인데 국민을 기만하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너무 화가 났다. 치가 떨리고 잠까지 못 들 지경이어서 아들과 함께 나왔다"며 주말마다 광화문집회에 참여했고 오늘도 이곳 집회 끝나면 광화문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박근혜하야 전국청소년비상행동' 소속이라는 한 청소년은 연단에 올라 "이번주 박 대통령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며 다시금 경악했다"며 "끝까지 자신 잘못 부인한 담화는 국민 전체에 대한 우롱이다.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 200만 국민 목소리 듣지 않는 박 대통령에게 우리 분노를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사 앞에서 새누리당이라고 씌어진 커다란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몇몇 시민들은 새누리당사를 향해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퇴진행동은 집회를 마친 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KBS를 지나 여의도역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후 지하철로 이동해 오후 4시 광화문에서 시작하는 청와대 포위 행진에 합류한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박사모' 등 보수 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앞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보수대연합과 대한민국 박사모 등 2여개 보수단체들은 이날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제목으로 집회를 갖고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한편 촛불 집회 주도 세력을 '종북 좌파'로 규정하는 등 비판했다. 이날 정일영 전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대통령이 3번에 걸쳐서 국민담화를 말씀하셨고 3차 담화 때 국회에서 일정을 밝혀주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야3당과 좌파세력들은 12월9일날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하는데 여러분 되겠습니까"라며 "우리나라는 헌정 수호를 위한 법질서를 지키면서 국민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국민으로서의 헌법질서를 지켜야만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정 전 의원은 또 "앞으로 법대로 시행하면서 우리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애국시민 여러분과 애국동지 여러분들이 뜻을 모아서 국민 외침을 하는 결의대회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선언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선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참석해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근혜정부 초기인 2013년 4월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했다가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 면직됐던 인물이다.윤 전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본인의 인턴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우리나라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의에 대해 친박 등 모든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며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그는 "대한민국 쓰레기 언론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이런 썩은 정치인들은 제가 알몸으로 인턴 여자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인간 말종으로 저를 매도했다"며 "제가 만약에 알몸으로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성추행했다면 저는 지금 여기에 있지 않고 워싱턴 형무소에 있지 않겠냐"라고 결백을 주장했다.윤 전 대변인은 또 "특별 검사가 이제 임명돼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조차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대한민국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했다. 이건 헌법에도 없는 것이고 법과 원칙에도 맞지 않는 반 헌법적인 것"이라며 "대통령 후광에 힘입어 의원님 의원님 장관님 소리 듣던 새누리당의 비박계는 물론이고 친박계까지 정치생명을 반드시 손을 봐줘서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윤 전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광화문에 26만명 밖에 모이지 않았는데 190만명 모였다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의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또 허평환 전 보안사령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ㆍ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박계천 박정희정신문화선양회 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정광용 대한민국 박사모 중앙회장, 윤 용 부정부패 추방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 김욱주 새마음포럼 회장 등이 특별 연설을 했다. 집회가 끝난 후 종로 3가까지 행진도 벌인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주최측은 1만2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론 5000~6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참가자들은 ▲ 태극기 물결은 횃불도 죽인다 ▲ 유언비어 조장하는 부패언론 척결하자 ▲ 진실부터 밝힌 후에 책임을 물어라 ▲종북좌파를 북한으로 보내라 ▲전직대통령 비자금 모두 조사하라 등의 피켓과 플랭카드를 들고 집회를 진행 중이다. 특별취재팀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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