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기술연구소의 충돌 실험실에서 말리부 충돌 테스트를 시연하고 있는 장면<br />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28일 부평에 있는 한국GM 기술연구소 충돌시험홀. LED로 된 조명이 켜지며 홀 내부를 환히 밝히자 곧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곧 충돌시험이 시작된다는 신호였다. 홀 내부에 있던 인력이 모두 철수하자 멀리서 자동차가 달려오는 엔진음이 들렸다. 시속 64㎞로 달려온 검은색 말리부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길 끝에 설치돼 있던 허니컴이라고 불리는 변형구조물을 들이받았다. 이날 시연된 시험은 40% 옵셋 부분 정면 충돌시험으로, 한국 신차안전도 평가(KNCAP)와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졌다. 충돌 후 차량은 범퍼가 떨어져 나갔고 충돌한 부분은 움푹 들어가 내부가 훤히 드러났다. 전면 유리에도 여기 저기 금이 갔다. 한 눈에도 충돌의 강도가 엄청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충돌에도 엔진룸과 승객이 타고 있는 캐빈룸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전면 에어백은 충돌과 동시에 정확히 작동해 운전석에 탄 사람 모형의 더미를 보호했다. 강도 높은 충돌에도 더미는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는 엔진룸에서 충돌 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하고 승객의 생존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개발됐다"면서 "또한 사고 후 사람의 힘으로 차문을 열고 구조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충돌 후에도 차 문은 아무 문제없이 열고 닫을 수 있었다. 한국GM 기술연구소는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설계를 위한 첨단 시험 시설의 집약체다. 국내 법규는 물론 전 세계 신차안전도평가(NCAP)를 만족하는 차량 개발을 위해 국제 기준을 만족하는 시설과 전 연령대의 탑승자를 고려한 다양한 테스트 더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실험을 위해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연구실은 모의 충돌 실험인 슬레드 테스트와 충격의 정도를 기록하는 사람모양의 인형인 더미를 보관하는 더미 웨어 하우스, 에어백 전개 테스트, 차체 강성 및 충격 테스트, 보행자 안전 테스트 실험실을 갖춰 현존하는 모든 차량 안전도 테스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GM 기술연구소의 더미 웨어 하우스에 마련된 더미들의 모습.<br />
더미 웨어 하우스에는 아기부터 어른까지 60세트에 달하는 더미가 보관돼 있다. 내년부터 KNCAP에 적용되는 더미는 경우 데이터 받는 장비가 내부에 적용돼 개당 가격이 7억원을 호가한다. 이들 더미는 항온, 항습 상태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보관된다. 신형 말리부는 1000만 시간 이상의 시뮬레이션과 2832건의 내부 스펙 검증 등 수많은 검증을 통해 안전 측면의 최적화를 일궈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는 73%에 달하는 광범위한 영역에 포스코가 납품하는 고품질의 고장력,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고강도 차체 설계를 통해 차체 강성을 높였으며 동급 최대의 8개 에어백을 탑재해 전 방위 안전성을 실현했다"면서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신형 말리부가 2016년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1등급을 무리 없이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이뤄진 말리부의 공개 안전 테스트는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GM은 2012년 1.5t 무게의 쇠공으로 말리부 측면을 강타하는 실험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했다. 2013년에는 말리부 위에 대형 컨테이너를 얹는 루프 강성 시험을 진행했다. 컨테이너의 무게는 개당 3.9t이었으며 하단에 덧댄 400kg의 철판을 합하면 총 무게는 16t에 달했다. 당시 말리부는 이러한 무게 압박에도 완벽하게 탑승 공간을 유지하는 놀라운 차체 강성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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