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 성격에 대해 상장례와 관련한 제의 공간일 가능성 제기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 현장 전경. (사진=한성백제박물관 제공)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 및 현장설명회를 오는 30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오후 2시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고분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물관에 따르면 석촌동고분군은 1975년 사적으로 지정돼 1980년대 발굴조사 이후 고분공원으로 조성됐다. 1920년대 서울 송파 일대에는 300여 기의 대형 고분이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한국전쟁과 도시 개발로 인해 대부분 사라져 현재 석촌동과 방이동에 일부 남아있는 상황이다.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는 지난해 10월 착수했다. 지난해 5월 석촌동 고분공원 내 1호분과 2호분 사이에 발생한 구덩이의 원인 규명을 위해 실시된 긴급 시굴조사에서 기단 석렬과 유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광범위하게 연결된 다수의 적석구조와 함께 토광목관묘 상장례와 관련한 의례시설로 보이는 유구 등이 지금까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발굴조사 중인 적석총(돌무지무덤)은 방형의 적석단위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데, 가장 큰 북쪽의 5호 적석단위에서 시작해 동·서·남쪽으로 확장해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비슷한 연접구조의 적석총은 석촌동 1호분에서 알려지긴 했으나 10개 이상의 적석단위가 연접된 것은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연접분은 마한의 흙무지무덤이나 고구려의 적석총에서도 확인되는 구조로 그 관련성이 주목을 받아온 바 있다. 박물관은 현재까지 적석총의 전체규모가 사방 40m를 넘는 것으로 확인했고, 기존 고분공원 내에 복원된 석촌동 3호분이나 만주의 고구려 장군총과도 비교되는 초대형급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적석총은 지표면을 깎아내고 점토를 다져쌓은 기초 위에 축조됐다. 박물관에 따르면 각 적석 단위는 두 가지가 확인됐는데 하나는 모두 돌로만 쌓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곽에 할석(깬돌)으로 기단을 쌓고 중심부를 흙으로 다져 올린 뒤 그 사이에 돌을 채운 것이다. 적석 단위 사이에는 점토나 깬돌을 채워 연접부를 튼튼하게 보강했고, 기단 바깥에는 넓은 돌을 세워 받친 후 다시 깬돌과 점토를 쌓는 공법으로 무거운 무게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유물집중부'로 이름 붙여진 유구에서는 토기 항아리, 철제 낫 등의 내부 유물을 비롯하여, 3천여 점의 기와와 와당, 금제 귀걸이와 달개장식, 유리구슬, 다량의 동물뼈가 나왔다. 박물관은 유구의 성격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상장례와 관련한 제의 공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석촌동고분군은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 도성 유적과 짝을 이루는 백제 한성기의 왕릉지구로서 그 위상과 면모를 재확인하고 있다. 박물관은 그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된 백제 적석총의 구조와 성격, 연대 문제 등 백제 중앙의 고분문화의 계통과 성립, 발전 과정을 밝히는 데 석촌동고분군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박물관은 앞으로 석촌동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조사 계획에 따라 서울의 백제 왕도 유적을 조명하고 한성백제의 역사와 문화 복원을 위한 기초학술자료를 축적해 나갈 계획이다.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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