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촛불집회]분노한 청소년들 '부끄럽다…박근혜 하야하라'(종합)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중고생이 일어났다, 박근혜는 하야하라.”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전국 청소년들이 서울 종각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19일 오후 3시10분께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청소년 단체 '중고생혁명'과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 각각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00~6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종각 일대에 약 1000명의 청소년들이 모였다. 이들은 교복을 입은 채 "청소년이 주인이다" "박근혜 하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국정운영을 맡겼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분노를 표출했다.여의도중학교 3학년 임다정(16)양은 “초등학생들도 반장선거 연설문을 친구들에게 맡기지 않는다”며 “주권을 준 국민이 조롱을 당하는 이 상황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군포에서 온 나일선군은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일개 민간인에게 넘기고 그의 지시를 받아 꼭두각시 행사를 했다”며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조차 써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유도 다양했다. 고양시 발산중학교 3학년 김주희양은 자유발언에서 “정유라 때문에 이화여대 입시에서 떨어진 두 명처럼 제가 제2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데 확신할 수 없어 나왔다”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박 대통령 성대모사로 노래를 개사해 부른 동영상으로 유튜브 스타가 된 전종호(15)군도 자유발언에 참석해 “제 나이에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제 미래의 아이들이 살아가기 위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온 이제후군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는 김진태 발언 때문에 나왔다”며 “같은 지역 사람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은 집회 후 3시 30분께부터 영풍문고-을지로입구역-시청-파이낸스 빌딩까지 행진했다. 중고생혁명은 4시 30분부터 보신각-명동-시청-서울광장까지 행진을 이어갔다.관악구에서 온 장용민(17)군은 “이번 사태는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도 목소리를 내야하는 문제라 생각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국가기밀까지 최순실씨에게 넘긴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에서 집회정보를 보고 친구와 함께 왔다던 배소연(15)양은 “집회에 나온다했다니 부모님께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한 게 너무 많아 하야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현장에는 청소년 집회를 청소년의 힘으로 이어가기 위한 모금함도 운영됐다. 시민들은 단돈 천원이라도 기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이러한 학생들의 행보에 힘을 보탰다. 정진우(18) 중고생혁명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매주 집회를 열 예정”이라며 “이후 중고생들의 인권과 교육체제를 개선하는 단체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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