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여권 비주류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구태·구습 정치를 벗어나기 위해 (차기 대선에서) '40대 기수론'과 '초·재선 대망론'이 주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차기 대망론에 대한 반발로 제2창당을 젊고 오염되지 않은 정치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최순실 정국' 돌파를 위한 향후 범여권의 카드로 개헌이 아닌 40대 기수론이 전면에 제기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간담회를 앞두고 악수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비주류가 말하는) 제2창당은 결국 실현되지 않고 입으로만 끝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3년간 이 새누리당(보수정당)의 처음과 끝을 본 입장에서 (비주류가 얘기하는) 제2창당 수준의 해체와 변화는 구두 선에서 끝날 것을 확신한다"면서 "한 발짝도 안 나가는 개혁을 위해선 다선(多選) 등 선수 파괴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당은 절대로 선수가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가 높아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초·재선을) 줄세우거나 정치적 야심의 도구로 쓰는 사람들이 (당을) 주도하는 한 쇄신과 발전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 대표는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3김 정치'의 전형적인 행태와 사고가 핏속까지 흐르는 사람들은 입으로는 쇄신과 개혁을 얘기하지만 이미 오염됐다"면서 "지금 초·재선 대망론을 얘기하고 싶다. 30대 (기수론을 이미) 얘기했지만, 없다면 다시 40대 기수론을 언급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이는 젊어도, 5선을 지내도 아직도 굉장히 기대치에 못미치는 정치를 하고 있는 젊은 다선 의원이나 다선을 지낸 지자체장들이 있다. 나이만 젊다고 개혁이나 쇄신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그런 오염되지 않은 초·재선 대망론, 40대 기수론을 위해 이제 저는 병풍으로 한 발짝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운데)
퇴진을 앞둔 심정에 대해선 "2년 임기의 겨우 8분의 1을 채우고 당 대표를 그만두겠다는 로드맵을 내놔 착잡하다"며 "호남출신 최초의 보수정당 대표로서 당 개혁이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돼 무척 슬프다. 하지만 '거위의 꿈'이 결코 좌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꿈을 갖고 있었기에 지난 기간 정말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뛰었다. 물러나서도 배낭 하나 메고 전국을 돌면서 대표로서 가고 싶었던 곳, 대변하고 싶었던 곳을 백의종군하며 돌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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