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100만 명의 시민들의 목소리를 확인한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포함한 정국 해법들을 잇달아 밝혔다. 정당마다 온도 차이는 감지되지만 당분간 정치권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임명 등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들은 박 대통령의 해법을 수용하지 않으면 전면적 '퇴진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에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정권 퇴진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민주당은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2일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에서 향후 정국대응방향을 밝혔다. 추 대표는 국회 추천 총리의 권한 문제와 관련해 "나라의 생존을 결정하고 나라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외교"라면서 "이런 중차대한 외교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시라도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야당에 대한 민심의 불만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인데 민주당의 입장은 너무 조심스럽고 신중하지 않으냐고 답답해하신다"면서도 "민주당의 입장은 초지일관 확고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이 지속해서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전면적으로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 주부터 국회에서 별도의 특검과 국정조사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해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면서 "국회는 국회의 할 일을 하고, 거리의 국민과 함께 민주당이 국민의 요구를 성사시킬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포기를 요구하면서 "이 정도 요구도 듣지 않는다면 양심 없는 사람"이라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다면 민주당은 정권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고, 민주당이 나선다면 박근혜 대통령 반드시 퇴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서 탄핵을 당했다"면서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나라와 국민 걱정하신다면 하루빨리 국민 요구에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저와 우리 당은 부득이 국민과 함께 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국회 추천 총리 결정 등 단계적 해법을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당원보고 대회에서 "국민의당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능력도, 자격도 없는 현 비상시국을 수습하기 위해 네 가지 해법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면서 4가지 요구 사항을 밝혔다.박 비대위원장이 밝힌 요구사항은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여야 영수회담을 통한 총리 추천, ▲새 총리를 통해서 최순실·우병우 사단이 제거된 거국 내각 구성,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국정 조사, 별도 특검 실시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 자체가 혼란스럽다"며 "미래가 불확실하면 경제투자를 하지 않고, 외교활동을 하지 못한다.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이 혼란을 더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정의당은 한층 공격적인 정국 해법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우선하여 "검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특검 실시를 요구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 명령으로 국민이 임명하는 특검을 받으라고 해야 한다"면서 "받지 못하겠다면 국회에서 직권상정이라도 해서 여소야대 국회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해체를 요구했다. 심 대표는 "야당들은 이정현 대표가 대표로 있는 새누리당을 절대 파트너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렇게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심 대표는 탄핵발의 준비를 요구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헌정 유린 사태는 정확히 탄핵 사유와 일치한다"면서 "국회는 헌법이 준 권한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최종적으로 탄핵소추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무적으로 다시 한 번 판단하더라도 헌법이 국회에 준 그 책임, 탄핵소추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심 대표는 기득권 세력 전반에 대한 해법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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