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수출위기] 재계, 싱크탱크 총가동…對美수출전략 초비상

'최순실 게이트'에 '트럼프 보호주의'까지'불확실성의 시대' 도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미 수출 전략의 불확실성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연구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부 컨설팅을 담당하는 삼성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번 선거로 인한 영향 분석과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내 기획팀과 전략팀에서도 계열사별 영향과 미국 현지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다만 미래전략실은 최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는 등 뒤숭숭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경제연구소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향을 집중 분석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제연구소 글로벌전략실 내 미국담당인력 뿐 아니라 타 국가 인력까지도 총동원돼 미국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시장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왔던 만큼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삼성그룹이 파악해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최고위층에 보고한 내용은 '당장 입을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는 제품들이 많은데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주요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고 있어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행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삼성을 한국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북미 가전업체 데이코나 현지 의료기기 브랜드 등을 인수해 앞세우는 것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글로벌화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같은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트럼프 당선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미국 현지 법인은 물론 관련 부서들이 총동원돼 이번 선거로 인한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미국 대선 결과가 미칠 파장 분석에 들어갔고 현대기아차 글로벌종합상황실 역시 환율 등 경제지표와 현지 공장 상황을 체크하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도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시시각각 본사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련 부서들이 모두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며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기아차 멕시코 공장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 사태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사태 파악에 나섰다. 이미 계열사들이 힐러리ㆍ트럼프 우승시 시나리오별로 보고서를 준비한 상태에서 전일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관련 내용을 그룹으로 전달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이미 비선실세 논란으로 시계제로인 상황인데 섣불리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어려워진 것 같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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