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실發 유통 비상]엎친데 덮친 '한국경제'…소비절벽 앞당기나

9월 소매판매 4.5% 감소…5년7개월만에 최악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위축된 소비 정치불안으로 악화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내수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최순실 블랙홀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산업활동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달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침체 심화를 우려한 기업과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특히 소비(소매판매)는 최악의 상황이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가 전월대비 6.1%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음식료 등 비내구재(-5.1%), 의복 등 준내구재(-0.6%)가 모두 줄면서 전체 소비가 4.5%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2011년 2월(-5.5%) 이후 5년7개월만에 가장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전날 발표한 전세계 소비자신뢰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다. 세계소비자신뢰지수는 전분기대비 1%포인트 상승한 99를 기록한 반면, 한국소비자신뢰지수는 이 기간 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4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소비자신뢰지수는 경제상황과 개인의 재무상황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낙관을, 이하면 비관적으로 느낀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순실 사태는 불난 경제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전날 코스피(종합주가지수)는 전날대비 28.45p(1.42%) 내린 1978.94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198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 8일 이후 넉 달 만이다.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6.63% 급등한 17.25로 장을 마감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모두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어 앞으로 경제를 돌아볼 여력은 더욱 없을 것이란 우려도 쏟아진다. 특히 정권말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이 앞당겨지면서 정부의 무기력증이 심화되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정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스는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성장률이 둔화되고 경기 회복세가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사태로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과 경제개혁 추진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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