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계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만나 중소제조 현장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촉구했다. 전기사용량이 많은 열처리,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을 비롯한 섬유직물 등 중소제조업체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력부담금 감면도 건의했다. 중소기업 업계 대표들이 한전 사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것은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전 사장 초청 간담회'에서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열처리, 주조 등 뿌리산업 중소제조업의 경우 24시간 고온설비를 유지해야 하는 업종특성과 월요일 납품을 요구하는 거래처의 발주패턴 등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며 "토요일 전력수요는 평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므로 낮은 수준의 경부하요금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주 이사장은 이어 "뿌리산업 중소제조업의 매출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3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력수요 분산과 중소제조 현장의 전기요금 부담완화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토요일 경부하요금 적용을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성택 중기중앙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 등 약 40여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한전은 세계 최상위 기업으로서 국내 기업의 동반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사회적 역할이 크다"며 "전력 분야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중소기업과 상생모델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중소제조업 토요일 전기요금 인하 ▲계절별 요금체계 합리적 개편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대한 전력부담금 감면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과제에 협동조합 참여 허용 ▲한전 정보통신기술(ICT)사업 지역인재 활용 의무화 등에 대해 건의했다. 조훈형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이 67%에 달하면서 전력 부담금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뿌리업종은 24시간 공장가동 등으로 타 업종에 비해 전력사용량이 많고 여기에 계절,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초과사용부가금제 등은 물론 전력부담금까지 더해져 전기요금 부담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조 이사장은 이어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대한 전력부담금 면제 또는 요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전기소비자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기요금의 3.7%를 전력부담금으로 추가 납부해야 한다. 전력부담금은 전기안전, 전력수요관리 등 전력산업 기반조성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14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뿌리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지난 1년간 한시적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정책이 '원가절감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공장설비를 평일ㆍ주말 상관없이 24시간 가동'한다는 업체는 26.2%에 달했고 '매주 토요일 가동' 업체도 31.2%를 기록했다. 토요일 공장가동 이유로는 '거래처 발주패턴(월요일 납품요구) 때문'이 48.4%로 가장 많았고 '24시간 설비유지(온도 등) 때문'(23.4%)이 그 뒤를 이었다. 한전 입찰시 적정 입찰기초금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박현주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전 입찰 시 원자재와 노무비 인상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입찰기초금액을 너무 낮게 책정해 중소기업자들이 낙찰을 받아도 실제 적정 마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기초금액 산정 시 구매담당자 이외에 현장소장, 공사 담당자, 그리고 외부 인사(업체ㆍ물가산정 관련자)가 기초금액 산정에 참여토록 해 적정가격 반영을 통한 일정 마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전은 중소기업계의 건의사항에 대해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 반영하고 전기요금 관련 사항은 정부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전력산업의 내수와 수출 증대를 위해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수렴해 동반성장사업에 반영하겠다"며 "세계 1위 전력회사라는 한전의 브랜드 파워와 국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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