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서 '나홀로' 반대·기권…'소신일까, 고집일까'

국회 본회의 표결정보 공개 한달…22차례 본회의서 34개 안건 기명투표 심재권 외통위원장 北 규탄 결의안 '기권', 최경환은 野 위원장 특위 구성 '반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북한의 5차 핵실험 규탄 결의안에 외교통일위원장이 '기권'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전기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에 새누리당 대구 지역 초선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건 왜일까. 19일 본회의 표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가 들어선 이후 본회의는 22차례 열렸고, 34개 안건이 여야 의원들의 기명투표로 통과됐다. 국회 홈페이지상에 본회의 투표 결과를 공개한 '본회의 표결정보시스템'이 구축된 지 한 달가량이 지나면서 본회의가 열린 날짜를 클릭하면 그날 처리된 안건 내용과 의원별 찬성·반대·기권 여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들은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어 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되곤 했다. 이 때문인지 유독 '튀는' 투표를 한 의원들이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심재권 외통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규탄 및 핵폐기 촉구 결의안'에 기권했다. 당시 심 위원장이 외통위가 의결한 결의안에 대해 제안 설명에 나섰지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한 것은 국방위원회의 안과 통합·조정된 수정안이었기 때문이다. 심 위원장 측은 "원안 제안자가 수정안에 곧바로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정안의 내용이나 취지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본회의에서 처리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촉구 결의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결의안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제안한 것으로, 일명 '찜통교실' 해소를 위해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에 대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이다. 정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점에서 결의안의 내용이 다소 포퓰리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일선 학교의 전기요금을 깎으면 노인 복지시설이나 어린이집의 전기요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친박(친박근혜) 중진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7월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반대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시 최 의원은 남북관계개선특위, 지방재정·분권특위, 미래일자리특위, 민생경제특위 등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4개 특위에 유독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국회 특위들이 활동실적은 저조한데 세비만 축낸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며 "다른 의원들에게 동조하기보단 주관을 갖고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은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과정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7명이 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한편 단 한 명의 이견 없이 본회의를 통과한 안건도 있다.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특위 구성안은 재석 의원 250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했으며,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올해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운용계획안도 213명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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