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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고용 연관성이 가장 큰 조선업 구조조정에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스스로 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국내 조선업에 대해 어떻게 구조조정할지를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맡겨놓은 채 멀찌감치 떨어진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서다.정부는 '민간 자율'을 외치면서 한발 물러선 상황에서 업체들의 모임인 협회가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선업은 철강이나 석유화학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지만 정부는 조선업계를 상대로 "빨리 최종 보고서를 갖고 오라"고 얘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문책, 정치적 파장 등을 감안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정부가 직접 지원에 나설 경우 통상 마찰의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또한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은 업계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정부가 최대한 책임 지지 않기 위해 협회에 보고서 발주를 맡긴 것 아니냐. 컨설팅사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계속 내용을 공유하는 것 같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업계도 전면에 나서기 부담스러워 하는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산업의 사업재편 방향을 외국계 컨설팅사가 2~3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구조조정을 민간 자율에 맡긴다고 해놓고 컨설팅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을 서두르라"고 주문하는 것도 모양새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가 컨설팅사 뒤에 숨어서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셈이다. "이럴 거면 정부가 당당하게 앞에 나서 구조조정을 끌고 가는게 낫다. 그래야 업계에 강한 시그널을 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가장 시급한 게 조선 구조조정인데 책임질 일이 많고 업계와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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