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국은행 물가설명회 이주열 총재 모두발언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한국은행 물가설명회 이주열 총재 모두발언 전문>(물가설명회 개최 배경)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년 상반기에 이어 7∼9월 중에도 물가안정목표인 2.0%를 0.5%p 초과하여 하회하였습니다. 이에 지난 7월 처음 개최하였던 물가설명회를 오늘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현 물가흐름에 대한 평가) 우선 최근의 물가흐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금년 7∼9월 중 소비자물가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상반기 중 0.9%보다 낮은 0.8%를 기록함으로써 물가안정목표(2.0%)와의 괴리가 확대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물가흐름은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지난 7월 물가설명회 당시의 전망과는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7∼9월 중의 물가상승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진 것은 전기료 누진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된 데 주로 기인하였습니다. 한편 농산물가격은 폭염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확대되었으며, 이는 전기료 인하의 물가하락 효과를 일정 부분 상쇄하였습니다.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물가변동 요인들의 움직임이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 종전 전망과 대체로 부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해외 요인에 의한 물가하락 압력이 다소 약화되었습니다. 7?9월 중 국제유가(Dubai 기준)는 전년동기에 비해 13% 정도 낮은 수준이었으나, 상반기(35% 하락)보다는 하락폭이 축소되었습니다. 국제유가를 제외한 수입물가(7?8월 중)도 1% 내외 하락하여 내림세가 상반기(6% 하락)에 비해 둔화되었습니다.수요 측면을 보면 상반기에 이어 7∼9월 중에도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감에 따라 물가하락 압력이 확대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향후 물가 전망경로) 향후 물가여건을 살펴보면,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공급과잉 해소 노력, 세계경제의 점진적 회복 등으로 원유시장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기타 국제원자재가격도 세계수요 회복 등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그간의 완화적 거시경제 정책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내면서 내수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세계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부진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이와 같은 물가여건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기료의 한시 인하 효과가 소멸되고, 국제유가가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점차 높아져 내년 상반기 중에는 물가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번 물가 전망경로와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7∼9월 중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점을 반영하여 지난번에 비해 소폭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책무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제 성장세가 더디고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계속 하회하는 상황에서 총수요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을 목표수준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확대해 왔습니다. 7?9월 중에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유지하였는데 이러한 결정을 함에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 요인의 소멸 등으로 내년 상반기 중에는 목표수준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또 다른 책무인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왔습니다.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고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더 확대할 경우에는 가계부채 누증,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증대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앞으로도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 물가의 단기적 움직임에 경직적으로 대응할 경우 경기변동성이 확대되고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효과적인 통화정책 수립을 위해 물가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소비자물가 상승률 외에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지표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한편 경제상황 판단 및 전망 능력도 확충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체감물가가 공식물가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와 관련한 경제주체와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이상으로 최근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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