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화두 선제구 던지는 마이너리거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이른바 '마이너리거'들이 최근 모병제·청년 등 굵직한 아젠다(Agenda)를 던지며 메이저리그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메이저리거'들이 거대담론 형성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성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가장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남 지사다. 남 지사는 총선 이후 도내 야당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최근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과 '지방장관제' 도입에 합의하는 등 연정·협치의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있다.특히 남 지사는 정책 분야에서도 모병제를 차기 대선의 화두로 던졌다. 인구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모병제 추진단 TF를 구성해 2022년까지 병력을 30만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정치권이 함께 추진하자는 주장이다.남 지사는 이와 관련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굵직굵직한 아젠다를 놓고 토론하는 대선이 됐으면 좋겠다는 차원"이라며 "대선 출마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판단하겠다"고 말해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외에도 남 지사는 진보진영의 단골소재인 청년수당, 생활임금, 수도이전에 대해서도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송을 시작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는 박 시장도 시대적 과제인 청년문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핵심인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사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도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역시 '청년배당'으로 청년정책에 대한 선공에 나선 한편, 박 시장과의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김대중-노무현이 못 다 이룬 꿈을 이뤄내겠다"며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통합'을 아젠다로 제시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 년 그 시간의 모든 미움과 원한을 뛰어넘겠다"며 "그 역사 속에 전봉준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구도 조봉암도 김대중도 김영삼도 노무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안 지사는 최근 지방분권형 개헌, 환경·농업분야에 대한 비전 등을 잇따라 제시하며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마이너리거들의 행보는 이른바 '메이저리그'에 속하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거대담론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시장, 남 지사 등은 지방정부 운영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들이 가진 현장성은 주요 주자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치경제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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