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안희정 충청남도 지사는 15일 광복절을 승전일로 선언하고, 주변국들도 이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반도를 강대국의 충돌하는 곳이 아닌 평화의 완충지대로 만들 것을 대내외적으로 제안했다.안 지사는 이날 독립기념관 겨레의집에서 열린 7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오늘은 광복 71주년으로 참으로 기쁜 날이다. 우리의 독립투쟁이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71년 전 오늘, 우리 애국선열들은 세계 평화세력과 더불어 일본 제국주의와 싸워 독립을 쟁취했다"면서 "승전일로 기록하고, 승전일로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 지사는 "국권을 상실한 그 순간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우리의 투쟁은 단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다"면서 "애국선열들은 독립을 위해 36년간 전쟁을 치른 것이고 마침내 승리했다"고 의미부여 했다. 그는 "프랑스 망명 정부는 나치에 저항해 5년 간 싸우고 승전국이 되었다"면서 "우리 선열들의 투쟁이 프랑스 망명정부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애국 열사들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세계 평화세력의 당당한 일원이었다"면서 "마땅히 우리 후손들은 이 자랑스러운 투쟁의 역사를, 그리고 이 영광스러운 1945년 8월15일을 '승전일'로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안 지사는 국제 사회에 향해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2차 대전 승전국"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전후 세계질서 등을 언급하며 "20세기 약육강식의 국제질서가 우리에게 승전국의 지위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1세기 달라진 세계질서를 소개하며 "강대국들은 식민지 침탈의 역사를 반성하고, 약소민족들이 벌인 독립전쟁과 그들의 승리를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 대한민국을 승전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과거 제국주의 논리로부터 결별하는 것이고 모든 국가와 민족의 독립과 인권, 평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안 지사는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국제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해 그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전략은 평화전략이어야 한다"면서 "미국이 한·미·일 전략동맹을 형성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봉쇄하고자 한다면 더 큰 긴장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 지사는 "미국에게 대한민국과 손잡고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이 한반도를 강대국들이 충돌하는 공간이 아닌 평화의 완충지대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중국에 대해 안 지사는 "과거 서구열강이 당했던 것처럼 힘으로 국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모두가 불행해질 뿐"이라며 "중국이 성장한 국력에 걸맞게 포용력과 평화적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은 길을 이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인들의 마음을 얻을 때 성공할 것"이라며 "오직 평화만이 중국의 국익을 지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일본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시도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일본 극우세력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대다수 일본 국민들의 염원을 저버리고 아시아 평화 공존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규탄했다. 안 지사는 "일본의 군사 대국화 시도는 아시아 역내의 긴장과 군비경쟁, 갈등의 고조를 불러올 뿐"이라며 "번영의 길은 오직 평화를 추구하는 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언급하며 "자유로운 인적·물적 교류를 보장하고, 서로 적대하지 않는 군사·외교적 협력을 기반으로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만들어 신뢰를 쌓아 가자"고 제안했다.안 지사는 국내적으로는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구한말 조선의 지배층은 저마다 강대국을 끌어들이며 사분오열했다"면서 "그렇게 끌어들인 외세는 조선의 이권을 빼앗거나 조선의 주권을 흥정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 견해가 다르고 정파가 다르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하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뜻을 모으고 단결해야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지사는 한국이 평화질서를 주도할 것을 주장하며 "우리가 주체적인 힘을 가지고 다른 나라를 설득하고 평화로운 질서를 이끌지 못한다면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대결의 장으로 전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남북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다른 나라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7·4 남북공동성명에서부터 10·4 남북정상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지도자들의 합의해왔던 자주, 평화, 상호존중의 정신에 따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 지사는 남북 군사긴장, 방향을 잃은 외교, 세계적 경제위기, 고령화, 양극화, 어려운 국내 경제상황, 민주주의 위기 등을 열거한 뒤 "독립을 쟁취했던 선열처럼,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던 앞선 세대처럼 우리도 주어진 이 시대의 도전들을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진보나 보수의 어떤 이데올로기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목표보다 중요할 수 없다"면서 "안 의사는 동양평화사상 해 우리가 단결하고 주도적으로 아시아의 공영과 평화를 이끌 때 우리에게 번영의 기회가 있다고 말을 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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