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고시원 공용주방 구석에 곰팡이가 슬어있다.
중구 충무로 고시원에 사는 취업준비생 신모(28·여)씨 역시 여름철 찜통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건물이 낡아 천장 에어컨 구멍에서 나오는 바람에는 꿉꿉한 냄새가 나기 일쑤고 그마저도 하루 6~7차례 10~20분 정도면 끊긴다. 낮에 주인이 자리를 비우기라도 하면 한참동안 에어컨 바람은 구경도 못한다. 신씨는 "고시원의 더럽고 낡은 시설은 참아도 여름철 무더위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며 "너무 더울 땐 밖으로 나가 카페나 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다.고시원 주인들도 입주한 청년들이 더운 것은 알지만 높은 전기세 때문에 무작정 에어컨을 가동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고시원 하나에 20~30개의 방이 붙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달 전기세만 해도 상당해서다. 중앙통제식으로 냉방을 하는 한 고시원 주인은 "여름철 에어컨으로 전기세만 80~100만원 이상 나온다"며 "덥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중구 부동산 관계자는 "중구에 이처럼 낡고 더위에 취약한 고시원이 최소 50%는 넘을 정도로 아직 많다"고 말했다. 정남진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은 "다른 세대의 경우 주거환경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주거빈곤층에 놓인 청년들이 만연해 있지만 행정이나 입법 과정에서 이 수치에 대한 실태파악이 잘 안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정 사무처장은 "너무 좁거나 오래된 고시원 등은 없애는 게 맞지만 이후 신축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비싼 월세에 오히려 청년들은 들어오지도 못할 것"이라며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신경 쓰고 관련된 정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서울시는 건축 20년 이상 노후 고시원 등을 리모델링한 뒤 청년 주거빈곤층에게 시세의 80% 이하로 지원하는 주거복지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의 형태로 주거 빈곤층에 놓인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10호를 목표로 참여 고시원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