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진경준-우병우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흙수저’가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3가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백만장자인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미 결혼을 했거나 사업 아이템이 마땅치 않으면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하라고 했다. 헝가리 출생으로 파리에서 주식 중개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코스톨라니는 채권과 주식, 통화 등에 투자해 거부가 됐다. 요즘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사 중 코스톨라니가 말한 대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을 꼽으라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이사, 진경준 검사장을 꼽을 수 있다. 우 수석은 골프장 지분 50%를 소유한 건설회사 사장의 장녀에게 장가를 간 덕분에 행정부 소속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중 가장 재산이 많은 공무원이 됐다. 김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카드라이더' 등의 게임이 대박 나면서 1960년대 이후 출생한 창업가 중 주식부호 1위에 올랐다. 진 검사장은 친구인 김 대표로부터 공짜로 받은 돈으로 비상장 회사 넥슨 주식을 사들인 뒤 ‘장기 투자’해 법원과 검찰 통틀어 최고 부자가 됐다. 코스톨라니가 백만장자가 되는 ‘총론’을 제시했다면 이들 3명으로부터는 구체적인 ‘각론’을 배울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투자할 수 있는 종잣돈이 없어서다. ‘가치 투자’의 정석을 보여준 진 검사장은 종잣돈 모으는 수고를 한마디 말로 끝냈다. 그가 “이 주식 내 돈으로 사야 되나”라고 하자 김 대표는 4억원이 넘는 돈을 보냈다. 권력과 좋은 친구만 있으면 종잣돈 모으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비리에 연루되면 현직 검사장도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 수석 처가는 부자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인 세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여줬다. 비상장 가족 회사를 통해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면 임대소득세 보다 세율이 낮은 법인세가 부과돼 세금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승용차를 법인 명의로 등록해 비용 처리를 하는 것은 ‘절세’의 기본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대기업 홈페이지를 외주 제작하던 신생 벤처회사가 국내 1위 게임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보여줬다. 뒷배가 될 만한 힘을 가진 공무원과 1년에 한번은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여행 경비라도 대야 한다.워런 버핏은 “썰물이 되면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호황에는 감춰져 있던 투자 자산의 실체가 불황이 되면 드러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사회적 명예와 권력 뒤에 감춰져 있던 ‘김-진-우’ 3명의 속살이 드러나고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수영복을 입고 헤엄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황진영 증권부 차장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