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친박 성향의 제3 후보론 대두, 홍문종이냐 주호영이냐…이번 전대는 ‘무대’의 독무대?

서청원 의원 당권 도전 포기로, 범 친박계 '제3 후보론' 떠올라서 의원 '대항마', 나경원 의원도 당 대표 출마 포기강경파 친박은 이주영(5선)·한선교(4선)·이정현(3선)에 만족 못해'히든카드'는 홍문종?…"강경파 친박 20여명에 한정된 얘기"온건파 친박 등 범 박근혜계는 TK출신 주호영에 관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 포기로 20일 앞으로 다가온 여당의 '8·9 전당대회'가 혼란에 빠졌다. 비상이 걸린 친박계 내에선 '제3후보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번 전대가 비박(비박근혜)계 막후 실력자인 김무성 전 대표의 독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8·9 전대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勢) 대결 구도가 두드러지면서 차기 여권의 대권구도를 가름할 분수령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친박계 이주영(5선)·한선교(4선)·이정현(3선) 의원과 비박계의 정병국(5선)·김용태(3선)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비박계 혹은 범박(범박근혜)계로 분류되는 4선의 주호영 의원이 최근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 워크숍

비박계 4선인 나경원 의원의 출마가 변수였지만 이날 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됐다. 나 의원은 당권보다 서울시장 도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이 같은 의사를 타진했다. 비박계 대표주자인 정 의원과 김 의원도 후보 단일화의 길을 열어놓고 김 전 대표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전대 직전까지 끊임 없이 물밑 접촉을 벌이며 당선 가능성을 전제로 단일화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후보들의 행보 뒤에는 늘 막후 실력자인 김 전 대표가 자리한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비박계 뿐 아니라 일부 친박계 후보와도 접촉해 세(勢)를 규합하고 있다. 그는 당내에서 선거인단 투표에 나설 대의원과 당원 중 가장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에서 개최한 당 대표 당선 2주년 기념식도 지역의 '진성' 지지자들을 불러모아 다가올 전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홍문종 의원

친박계는 혼돈에 빠졌다. 서 의원 추대 분위기가 무산되면서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을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각기 '완주'를 외치고 있는데다, 중립 성향이 강해 강성 친박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초·재선 의원이 주축을 이룬 강성 친박들은 제3의 후보를 출마시키자며 뜻을 모았다. 긴급 회동을 통해 출마를 미룬 4선의 홍문종 의원을 서 의원에 이은 '필승 카드'로 내밀자고 합의했다. 홍 의원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배경에는 이번 전대에서 당권을 내주면 내년 대선 구도까지 밀릴 것이란 친박계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을 품은 강성 친박의원들은 20여명에 그쳐 어느 정도 실제 표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40여명이 넘는 온건파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제3후보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막판까지 교통 정리가 안 되면 친박 지도부도 특정 후보를 밀기보다 (그래도)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후보의 당선을 암묵적으로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호영 의원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인, 범 박근혜계 후보로 대구·경북(TK) 출신의 4선 주호영 의원이 거론된다. 지난 4·13총선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지역구(대구 수성을)가 겹치는 악연으로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당선됐다.이때 비박계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박 대통령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2005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저녁 모임에서 술을 대신 마셔주는 '흑기사'로 활약한 덕분이다. 김재원, 유승민 의원이 당시 흑기사로 함께 활동했다. 청와대에서도 내심 TK출신 당 대표를 원한다는 얘기가 들린다.판사 출신인 주 의원은 이명박 정부시절 특임장관, 박근혜 정부시절 정무특별보좌관을 거치며 무계파 이미지가 강하다. 당 대표 출마자 가운데 계파색이 가장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윤상현 의원,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과도 두루 친분을 갖고 있다. 주 의원 출마로 친박계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오는 22일 선거인단 공고와 함께 비공식 선거 운동에 돌입하는 새누리당의 후보 등록은 29일 마감된다.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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