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정신건강171㎝ 키에 체중 130㎏인 32세 남성. 핵무기 개발로 세계 최고의 군사 대국인 미국을 협박하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북한 최고 권력자 김정은위원장의 최근 상태다. 2012년, 북한의 최고 권좌에 오를 당시에도 그는 이미 체중 90㎏의 28세 비만 청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체중을 꾸준히 불려 지금은 걷는 모습도 편해 보이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가 된 것이다. 비만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최근 비만은 각종 합병증을 일으켜 국가의 의료비를 급상승 시키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21세기 신종 전염병’이라는 오명까지 얻은 ‘난치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동양인인 김위원장에게 기대되는 정상 체중은 체질량지수(BMI) 23을 기준으로 할 때 67㎏이다.(BMI 25 이상이면 비만) 따라서 130㎏이나 되는 그가 걷는 것은 정상체중의 남자가 등에 63㎏ 이상의 돌 가방을 지고 다니는 것과 같다. 자연 체중이 실리는 척추·고관절·무릎·발목 등은 하중을 못 이겨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이미 2년전 그는 과도한 체중 탓에 발목 관절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비만으로 생긴 지방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분포돼 오장육부를 가리지 않고 질병을 야기한다. 예컨대 두 턱을 만드는 목 주변의 과도한 지방 덩어리는 기도를 좁게 만들어 수면중 무호흡증을 일으킨다. 또 뱃속에 자리 잡은 지방은 복압을 올려 위식도 역류증은 물론, 각종 해로운 물질을 분비해 고혈압·당뇨병·성인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증·심부전 등)· 뇌졸중·담석증·지방간염 등을 초래한다. 특히 최근에는 전립선암·대장암· 췌장암· 신장암·림프종 등 각종 암의 원인으로도 비만이 지목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질병 발생의 위험도는 비만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급속히 증가한다. 김위원장은 유럽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니 비만이 초래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북한의 국민 소득이 대한민국의 20분의 1에 불과한 빈국이라 할지라도 그는 최고 권력자다. 따라서 그 위상에 걸맞은 명의들에 둘러싸여 최고의 건강 관리를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체질량지수(BMI)가 44인 초고도 비만 환자로 지낸다. 이 사실은 단순히 북한 지도자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문제가 아니며 대한민국 안보에 적신호를 울린 켜진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비만, 특히 김위원장처럼 초고도비만인 경우 그 원인을 단순히 식탐과 체질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심리적·정서적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임을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북한에는 절대 권력자인 그에게 식탐을 제어하라는 충고조차 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의학적으로 식욕은 뇌 속 시상하부라는 부위에 존재하는 급식 중추(feeding center)와 포만중추(satiety center)에 의해 결정된다. 즉 식사를 통한 에너지 공급이 필요할 땐 급식 중추가 배고픔을 느끼도록 작용해 식사를 하고, 충분히 먹고 나면 포만 중추가 작용해 숟가락을 놓게 한다. 문제는 복잡한 대뇌 기능을 가진 인간은 식욕을 조절하는 일에도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공복 상태에서도 불쾌한 맛을 느낄 땐 식욕이 사라진다. 또 배불리 먹은 뒤에도 스트레스나 우울한 상황이 닥치면 폭식을 통해 포만감을 느끼면서 울적함을 떨치려고 한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1일, 김위원장의 고도비만 원인으로 신변 위협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폭음과 폭식을 지목했다. 예로부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하는 사람이 국가를 제대로 통치할 수 있다고 믿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 대한민국은 초고도 비만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알면서도 식탐 조절조차 못하는 32세 청년과 한반도와 국민의 안전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을. 게다가 그는 핵무기 보유국을 자처하며 불굴의 의지로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행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루 속히 그가 늘씬한 몸매와 안정된 정서를 가진 젊고 멋진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 전문의·의학박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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