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빛나는 총선승리 뒤로 149일만에 불명예 '퇴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 취임 149일만에 사퇴했다. 안 대표는 창당 이후 '3당체제론'을 들고 지난 총선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뒀지만, 결국 리베이트 의혹으로 두 번째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당의 명실상부한 대주주인 안 대표를 잃은 국민의당도 당분간 격랑에 빠지게 됐다.안 대표는 지난 2월2일 국민의당 창당대회를 통해 정식 당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당시 "낡은 정치, 구(舊) 정치의 종식을 선언한다"며 "국회를 바꾸고 정권교체를 이루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진짜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선언했다.이후 안 대표는 이른바 '통합논쟁' 당시 수도권에 국한한 후보단일화를 요구한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전 의원의 뜻을 꺾고 독자노선론을 관철시켰고, 총선에 돌입한 이후로도 줄곧 3당 체제론을 설파했다.그 결과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8석을 얻었고, 정당득표율에서도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면서 빛나는 승리를 거뒀다. 특히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20년만에 형성된 3당 체제를 기반으로 예년보다 빠른 개원협상을 주도하는 등 주가를 올렸다.그러나 김수민 의원,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 등이 연루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본격화되면서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특히 안 대표는 의혹이 터져 나온 이후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받았다"고 해명하는 등 자충수를 뒀고, 결국 4차례나 대국민사과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24일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2539명, 응답률 전화17.9%·스마트폰앱 55.6%·자동응답 5.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15.5%로 총선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안 대표의 대선지지율도 11.5%에 그쳤다.(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연루자 징계수위를 놓고도 안 대표는 '출당(出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놨지만,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당 소속의원들의 반대에 '당원권 정지' 선에서 매듭짓기도 했다. 특히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의총에서 일부 의원은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결국 안 대표는 이날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날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며 "막스 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져 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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