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승적 수용' 유승민 '납득할 설명 필요'…김부겸·안철수, 정부 향해 공세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무산 발표에 차기 대선 후보들의 속내가 엇갈리고 있다. 여권에선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면 대체로 정부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선 정부를 비판하며 영남권 지지층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신공항 연구용역 결과 발표 다음 날인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5개 시·도 중진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최경환·유승민·조경태·이주영·강길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김무성 전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정부 발표를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평소에도 신공항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해선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 출신의 김 전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장에선 이번 결정이 여권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이 갈라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셈이다. 다만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유 의원은 국토부가 2009년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낸 점을 문제 삼으며 온도차를 보였다. 유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정부가 계속 불가능하다고 하다가 이게 최선이라고 하니까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며 "그 점이 분명해져야 지역주민들이 납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해공항 확장 관련된 인프라 관련 예산이 6000억원이라 했는데 과연 충분한 예산인지에 대한 부분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잠재적 대권 주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이번 결정에 실망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다독이고, 영남권 지지층을 확대하려는 속내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성명을 통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지금 와서 확장을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공세 수위를 높이며 주도권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안"이라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 없게 됐다. 그는 이달 초 부산 가덕도를 직접 방문하며 지지를 표했고, 4·13 총선 유세 도중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삼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