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한내 원구성 '기대난망'…결산 등 일정 '차질' 불보듯 뻔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번에도 또 다시 '지각 개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구성이 늦어질 경우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보고, 결산, 입법 등 주요 국회 일정이 늦춰지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3일 여야는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 것인지를 두고서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쟁점이 됐던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더민주가 운영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을 요구했다고 공개하며 '협상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상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던 여야는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가 하면,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감정의 골마저 깊이 패인 상황이다.
당초 여야는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14일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하지만 원구성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본격적인 국회 가동 시점은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처럼 원구성 협상이 늦춰지면 국회 의사일정 역시 차질을 피할 수 없다. 새롭게 상임위가 구성된 뒤에 국회는 현안 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다. 상임위 구성 등이 늦어질 경우 현안보고 등의 일정도 뒤로 밀린다. 구조조정, 구의역 사고 등 현안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감시 활동은 원구성 협상이 얼마나 빨리 타결되는지 여부에 따라 개시 시점이 결정된다. '최악의 국회'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19대 국회는 개원협상 진통 끝에 국회의장을 약 한달가량 늦은 2012년 7월2일에서야 구성할 수 있었다. 원구성 협상 지연의 결과는 곧바로 국회 업무 지연으로 이어졌다. 가령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첫번째 업무보고를 2012년 7월24일에서야 받았다. 첫단추가 엉키자 일정들이 차례차례 미뤄진 것이다. 결산심사도 약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기재위는 8월에 들어서야 결산심사에 착수해 단 두 차례의 전체회의를 통해 속전속결로 마쳤다.18대 국회는 더 심했다. 18대 국회는 임기가 시작한지 40일이 지난 2008년 7월10일에서야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기재위는 국회가 시작한지 석달이 지난 9월에 들어서야 첫번째 현안보고를 받았다. 당시 기재위는 현안보고를 받는 동시에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했다. 9월 중순이 되서야 정기국회 전에 마쳤어야 할 결산심사에 착수했다. 당시 결산심사 역시 2차례의 전체회의를 거친 뒤에 의결됐다.여야는 그동안 '20대 국회는 다를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향후 협상 전망도 밝지 않다. 여야간의 심리적 저항선은 법정기한인 7일이다. 하지만 이날 임시회 소집조차 여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 날짜에 원구성을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졌다. 한 국회 관계자는 "야당이 청문회 등에서 공세를 선언한 이상 여당으로서는 원구성 협상에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원구성 협상이 생각보다 장기화되어 결산심사 등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더 큰 문제는 올해 전당대회, 대선 등 향후 정치일정이 산적하다는 점이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각각 올해 하반기에 전당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국회 현안 보다는 정치 일정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회 특성상 법안심사나 결산심사 등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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