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시상식 참석은 무산
비밀리에 카리브해로 이동
귀국 의지 밝히며 민주화 투쟁 강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대한 노골적인 의지를 드러냈지만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베네수엘라 야권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였다. 그러나 정작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 그가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11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1일 연합뉴스는 AFP통신 등을 인용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1개월간의 은신 끝에 공식 석상서 노벨평화상 관련해 공식 석상에 나설 예정이라 전했다. 노르웨이 당국에 따르면, 마차도는 11일 오전 9시 15분(UTC·협정 세계시 기준)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그는 이날 열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34)가 상을 대리 수령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딸은 그동안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어머니의 활동을 도왔다.
앞서 지난 10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마차도를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고 독재 체제를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헌신했다"며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마차도는 지난해 7월 28일 대선 이후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을 피해 은신해 왔으며, 주로 온라인을 통해 대외 소통을 이어왔다. 그가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올해 1월 9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였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마차도가 시상식에 맞춰 전날 비밀리에 배를 타고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이동했다. 다만 악천후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시상식에는 제때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퀴라소에는 소규모 미군 기지가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 마차도는 "현재 오슬로로 향하고 있다"며 "내가 이곳까지 올 수 있도록 수많은 이가 목숨을 걸고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에 대한 지지는 이 상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년 만에 가족을 다시 만날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연대해 준 베네수엘라 국민과 노르웨이 국민을 품에 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도는 오슬로에서 해외에 거주하며 베네수엘라 정부의 반민주적 행태를 고발해 온 세 자녀와 재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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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마차도의 출국 과정에 마두로 정부 일부 인사가 협력했으며, 미국 관리들은 이를 마두로 정권 붕괴 이후 국제사회와 협력하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차도는 노르웨이 체류 후 귀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당국은 그를 범죄 모의 혐의로 조사 중이라며 "해외 출국 시 탈주범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정부는 그에게 출국 금지령도 내린 상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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