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반 총장의 대선 출마가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각계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엔에서 일반적으로 4~5년 지나야 정부직 맡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으므로 유엔 결의문 정신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유엔 결의안은 유엔 창설 직후인 1946년 1차 총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이 결의안에서 유엔은 사무총장 퇴임 직후 회원국이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무총장 자신도 그런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권고를 담고 있다.이는 재임 시절 획득한 업무상 기밀을 퇴임 후 특정 국가를 위해 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 퇴임 후 공무원으로 재취업하려면 일정 기간 공백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반 총장이 내년 대선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나뉘고 있다. 유엔 결의안 속 관련 내용은 그저 '권고 사항'일 뿐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일각에선 박 시장처럼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회원국 간 일종의 권고이기에 설사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이 때문에 '위법이다'하기에는 빈약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예컨대 북한 자신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주권 행사라고 해석을 해버리면 결의안에 부딪히는 것이다. 인권문제도 마찬가지다. 국제기구의 정신에 입각해서는 대선 출마를 안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실제 퇴임 후 정부 고위직을 지냈던 역대 사무총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최소 3년 이상의 시차가 있었다. 4대 총장인 쿠크트 발트하임은 퇴임 후 고국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이는 퇴임한 지 5년이 지난 뒤였다. 5대 총장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는 퇴임 후 4년이 지나서야 페루 총리를 지냈다. 외교부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이런 결의안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할 관행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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