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꿈 이야기 '소망이 현실로'

'달걀골퍼' 김해림 '치킨대회'서 우승, 배경은 유리 깨는 꿈꾸고 '홀인원 잭팟'

김해림(위)은 닭 관련 꿈과 함께 교촌허니레이디스에서 우승을, 배경은은 8번 아이언으로 유리를 깨는 꿈을 꾼 뒤 홀인원을 작성했다.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꿈★은 이루어진다."프로골프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을 떠올리며 수없이 많은 날들을 연습에 매진한다. 현실은 그러나 녹록지 않다. 단 1승도 없이 은퇴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켰을까. 최근 꿈을 통해 우승을 예시하는 일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바로 '예지몽(豫知夢)'이다. 김해림(27)이 대표적이다. 2009년 KLPGA투어에 입성해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매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불운의 아이콘'이다. 지난 8일 전북 군산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드디어 '129전130기'를 달성했다. 2라운드 직후 "'달걀 골퍼, 어머니 대회에서 우승하다'라는 기사가 나온 꿈을 꿨다"고 소개해 더욱 화제가 됐다.별명이 '달걀 골퍼'다. 체중을 불리기 위해 하루에 삶은 달걀을 1판(30개)씩 먹었다는 사연이 출발점이다. 달걀의 어머니는 닭, 치킨회사인 교촌이 후원하는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주위에서 그동안의 선행에 대한 '하늘의 선물'이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KLPGA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에 이름을 올린 '기부천사'다. 이 대회 우승상금 1억원 역시 전액 출연했다.'절친'을 위해 대신 꿈을 꾼 사례도 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와 이민지(20ㆍ호주)다. 나이가 비슷하고, 한국인 부모가 이민을 떠나 최고의 골퍼를 키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19일 미국 하와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당시 리디아 고는 최종 4라운드를 앞두고 이민지의 어머니 이성민씨에게 "민지 언니가 우승하는 꿈을 꿨다"고 했다.이씨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면서 덕담으로 가볍게 받아 들였다. 이민지가 선두에게 5타나 뒤진 공동 6위에 있어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민지는 마지막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를 몰아쳐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외할아버지가 한 달 전에 돌아가셨는데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는 소감을 피력했다.배경은(31)의 꿈은 '1억8000만원 짜리 잭팟'으로 직결됐다. 2009년 KLPGA투어 ADT캡스 첫날 17번홀에서 홀인원을 터뜨려 부상으로 시가 1억8000만원 짜리 'BMW750Li' 승용차를 받았다. 우승상금 6000만원의 3배나 됐다. "방에서 8번 아이언으로 스윙 연습을 하다 유리를 깨는 꿈을 꿨다"는 꿈이 재미있다. 그것도 8번 아이언 샷으로 홀인원을 작성했다.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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