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성장률 0%대…소비·수출·제조업 부진에 韓경제 '흔들'

<B>1분기 재화·서비스 등 수출증가율 -1.7%제조업 성장률 -0.2%…수입도 3.5% 감소유일호 부총리 취임 후 첫 성적표 씁쓸건설투자 성장률 5.9% 급등 '위안거리'</B>[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해 1분기 실질 성장률(GDP)이 2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에 내수 회복이 더뎌지면서 올해 정부가 예측하고 있는 3%대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2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유지하게 된 데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과 제조업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재화와 서비스 등 수출 증가율은 -1.7%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4.3%) 이후 최저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로 1분기 만에 감소했다.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기 둔화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부진에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수입도 크게 줄었다. 1분기 수입은 전분기에 비해 3.5% 감소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1분기 순수출(수출-수입) 성장기여도는 0.8%로 나타났다. 지난 1년동안 유지했던 마이너스 행보는 벗어난 것이다.제조업 역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1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0.2%로 전분기(0.7%)에 비해 0.9%포인트 줄었다. 2014년 4분기(-1.5%)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년 3개월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줄면서 제조업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일호 부총리' 첫 성적표…민간소비 줄었다= 이번 성장률 발표는 지난 1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첫 성적표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우선 내수의 회복세가 더디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0.3%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가 있던 지난해 2분기(-0.1%) 성장률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3%로 나타나 2014년 1분기(-0.1%)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하반기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 이후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지난해 2분기 메르스 여파로 민간소비가 꽁꽁 얼자 소비활성화대책을 적극 펼쳤다. 지난해 8~12월에는 개별소비세를 인하하고 10월에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실시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민간소비는1.1%, 1.4%로 1%대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정책효과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1~2월에는 민간소비가 부진했다.전 국장은 "정부가 지난 2월 개소세 인하 연장을 발표하면서 그 이후에야 승용차 판매 등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3월 이후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개소세 인하 효과, 신제품 출시 등으로 자동차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 '훈풍' 부나…건설투자·건설업 성장률↑= 이번 성장률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건설업이다. 1분기 건설투자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2.4%에서 올해 1분기 5.9%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2001년 3분기(8.6%) 이후 14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건설업 성장률도 3.2%로 전분기(0.7%)에 비해 5배 가량 늘었다.정부가 1분기에 경기 진작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부분의 예산을 조기집행하면서 건설투자 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 국장은 "재정부분의 성장 기여도는 이후 잠정치 집계 때 확인할 수 있지만 모니터링 결과 정부 재정 집행율이 높게 나와서 SOC투자가 상당부분인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에 상당히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또 올해 분양과 매매가 줄었지만 지난해 분양 물량이 52만5000세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올해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중 건설업 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분양이 시차를 두면서 건설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투자 부문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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