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곤충시장 3000억·식약용은 90억원 수준-영양성분 육류와 비슷·분말형태 혐오감 줄여, 슈퍼푸드 급성장 전망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벼메뚜기 단백질에서 추출한 쌀로 만든 '라이스 고로케', 귀뚜라미 분말을 활용한 '시푸드 토마토 파스타', 고소애(갈색거저리) 분말을 넣어 반죽한 '카라멜 땅콩 쿠키'. 다소 생소한 재료들로 만든 메뉴들은 레스토랑 '빠삐용의 키친'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처음 문을 연 이 레스토랑은 현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서 3호점을 준비 중이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1호점은 이미 한달 예약이 꽉 찼다.지역행사나 학습·애완용으로 길러지던 곤충들이 식·약용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곤충시장은 3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1년 1680억원 규모에서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연구원은 곤충시장이 2020년엔 지난해보다 1.7배 늘어난 약 5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곤충시장의 규모는 농업 부문과 비교해 살펴보면 고추, 마늘보다는 작지만 파프리카, 복숭아 시장보다는 크다. 김연중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채소류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곤충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현재 곤충시장은 지역 행사용이 1816억원, 애완용이 500억원대, 화분매개용 약 400억원 등이다. 체험학습장, 곤충 생태관 등 학습용은 50억원, 식·약용은 90억원 수준이다.앞으로는 식용 곤충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먹거리로써 식용 곤충이 '슈퍼푸드'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현재 메뚜기, 번데기, 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애벌레 등 총 7개 곤충이 식품으로 등록돼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식용 곤충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17배 증가한 1014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식용곤충의 영양 성분은 육류와 가금류 등에도 뒤지지 않는다. 한국신용곤충연구소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00g당 함량으로 따져볼 때 메뚜기(70.4g)ㆍ귀뚜라미(62g) 등은 소고기(20.8g)보다 3배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소 한마리(500㎏)를 기를 때 드는 사육비가 평균 120만원 이상 지출되는 반면 식용 곤충은 같은 량을 사육할 때 20만원이면 가능하다. 사육할 때 필요한 물 소비량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어들면서 사회·경제적 가치도 주목 받고 있다.문제는 혐오감이다. 곤충을 먹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최근엔 분말 형태로 가공한 다음 요리에 첨가하면서 식용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줄이고 있다. 식용 곤충은 향후 암환자나 궤양·위 절제 수술를 받은 환자들에게도 유용한 슈퍼푸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연세의료원과 공동으로 고소애 어묵채소볶음 등 암환자 고단백식 33종 등을 개발했다. 윤은영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는 "올해 임상영양시험 관련 승인을 받아 시험 환자를 모집 중에 있다"며 "다양한 식용 곤충을 이용한 음식 개발은 곤충 소비 확대와 식품 시장 활성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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