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 첫번째)과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13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LNG 18' 전시회에 참석해 일본 선사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극심한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체들이 새로운 일감 확보를 위해 총력에 나서는 분위기다. 조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서 선주들을 직접 만나 영업을 펼치는가하면, 평소 대립각을 세우던 노사 대표가 해외서 손을 맞잡고 수주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과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2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호주 퍼스에서 12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열린 'LNG 18' 전시회에서 선주사들을 만나 선박 발주를 호소했다. 이 행사는 국제가스연맹이 3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LNG 관련 대규모 박람회로 생산·운반·판매·기자재 관련 전 세계 업체가 집결했다.삼성중공업 노사는 이번 행사에 동반 참여해 LNG선박 발주처를 상대로 공동 마케팅을 벌이며 수주 활동에 나섰다. 회사 측은 선주사들에 LNG 선박 건조 관련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노동자 측은 철저한 품질과 납기 준수 등을 약속하며 수주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노사 협력은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양측은 평소에는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지만 조선업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노사가 똘똘 뭉쳐 수주를 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몇몇 조선사 CEO는 해외를 직접 돌며 수주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4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해 주요 선주들을 만났다. 이 사장은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그룹을 비롯한 거래처를 만나 올해 발주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지난 달 중순 유럽 주요 선사를 만나 세일즈에 나섰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주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납기 지연이나 건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경제제재 후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이란을 방문해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도 해외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업체들이 새로운 일감 확보를 위해 총력에 나서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수주 가뭄에선 향후 1~2년 내 도크가 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 1분기 국내 조선사가 따낸 일감은 총 9척으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그룹 내 조선계열사들이 6척, 중소조선사인 연수중공업이 3척을 수주한 것이 1분기 수주의 전부다.수주 잔량도 점점 줄고 있다. 3월 말 기준 국내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2759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 역시 1년 반에서 최대 3년까지의 일감만 갖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보내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계속 수주가 없으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비는 도크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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