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선보인 중저가 전기자동차 '모델3'. (사진 = 테슬라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테슬라 모델3는 아이폰 세대를 위해 디자인됐다.""모델3가 일론 머스크에게 아이폰과 같은 기회(an iPhone Moment)를 만들어줄 것.""그동안 우리가 기다려온 게임 체인저(the Game Changer)."테슬라가 선보인 중저가 전기자동차 '모델3'가 예약판매 72시간만에 27만6000대 선주문을 받는 데 성공하자, 언론들이 쏟아낸 찬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닛산의 '리프'가 6년간 판매된 대수(약 20만2000대)를 사흘만에 뛰어넘었다. 대당 가격이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임을 감안하면 116억달러(약 13조원) 어치다. 언론들이 모델3와 아이폰을 비교하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일단 열광적인 팬들이 존재한다. 지난달 31일 오프라인 사전예약 개시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는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마치 새로운 세대의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구매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연상케 했다. 아이폰이 등장하자마자 휴대폰 시장 판도를 바꾼 것처럼, 모델3 역시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이쿼티스 리서치의 트립 차우드리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중심적 소비자들은 제너럴모터스나 BMW, 아우디, 도요타 등 혁신 없이 십 수 년간 '못생긴 상자'만을 제조해 온 기존 자동차업체에 질린 상태"라며 "테슬라와 이들이 경쟁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전통적인 광고에 전혀 돈을 쓰지 않는 테슬라가 입소문만으로 열광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제시카 칼드웰 에드먼드닷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특별한 야수(beast)"라며 "이같은 열광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지만, 수년간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3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식 출고시기인 내년 말까지 생산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4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부품 부족으로 인해 지난 1분기 차량 출고 대수가 목표치(1만6000대)를 하회한 1만4820대에 그쳤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더욱 깊어졌다. 분기 생산량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하는 테슬라가 과연 이 막대한 수요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 테슬라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생산대수를 50만대로 늘리겠다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나섰지만, 과거 닛산 리프의 실패사례를 거듭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투자전문 사이트인 '시킹알파'는 "5년 전 닛산도 추가로 두 곳의 공장을 지어 리프의 연간 생산량을 5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1년 반 이후 허공으로 증발해버렸다"며 "결국 고객들은 예약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꼬집었다.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4% 이상 하락했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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