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의 안방보험(安邦) 그룹이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 인수를 철회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과 경쟁했던 메리어트가 스타우드 호텔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방보험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스타우드의 고품격 호텔 브랜드, 장기 투자 가치 등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양한 시장 조건들을 고려해 인수 제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안방보험은 스타우드측에 메리어트보다 4억달러 많은 140억달러에 이르는 인수조건을 제안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메리어트와 스타우드는 당초 122억달러 규모의 인수에 잠정 합의했으나 안방그룹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가 올라갔다.안방보험의 적극적인 가세로 스타우드 호텔 인수전이 가열됐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철회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스타우드 주주들이 안방보험의 현금 인수 제안을 환영하는 등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던 안방보험이 전격 발을 빼면서 중국 기업의 해외인수 역사를 다시 쓸 뻔 했던 이번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안방보험은 구체적인 철회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스타우드 대변인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과열된 경쟁에 따른 높은 인수가격, 미국·중국 당국의 승인여부 불확실 등이 장애물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권에서 중국 대형기업들의 자국 기업 인수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안방보험과 스타우드가 합의를 했더라도 미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경재 매체 차이신은 중국 보험 당국 역시 안방보험의 스타우드 인수에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인수후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 비중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수개월간 공을 들여온 인수 계획이 '차이나 머니' 앞에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던 메리어트는 안방보험의 제안 철회로 안도의 안숨을 쉬게 됐다. 스타우드 호텔은 오는 8일 이사회를 열고 메리어트의 인수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사회와 감독당국 승인을 거쳐 최종 인수는 내년 중반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는 웨스틴 호텔과 더W, 세인트 레지스 등 세계적인 호텔들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어트가 스타우드를 품에 안을 경우 30개 브랜드, 100만개가 넘는 객실을 보유한 세계 1위 호텔 체인이 탄생하게 된다. 안방보험의 인수 제안 철회 소식 이후 스타우드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4.5% 하락중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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