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딸이 유치원에서 상을 하나 받아왔는데 이름이 재미있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상장을 보니 ‘남다른 생각상_ 호기심이 많고 언제나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생각을 잘하여 주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므로 이 상을 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 상을 받은 꼬마의 남다른 생각은 이렇다.
선생님이 색에 대해 가르치면서 따뜻한 색, 차가운 색을 설명하는데 “선생님, 미지근한 건 무슨 색이에요?”라고 묻거나 미술 시간에 흰 종이에 다른 그림 없이 까만 점들만 막 찍은 걸 보고 선생님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건 점자에요. 앞이 안 보이는 사람이 읽는 거요.”라고 말해 놀라게 하는 등 남다른 생각을 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지인의 딸뿐 아니라 아이들과 요리 수업을 하게 되면 이런 남다른 생각과 종종 마주친다.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면서 머리카락을 꼬불꼬불하게 해 놨길래 “엄마가 파마하셨구나?” 했더니 “지금 엄마가 저 때문에 화나셔서 머리에서 연기나는 건데요.” 한다. 그 말에 아이 얼굴은 생글생글한데 듣고 있던 아이의 엄마와 내 얼굴만 빨갛게 된 일이 있다.
그래, 인생은 구구단이 아니다. 2×1=2, 4×3=12, 7×8=56 같은 정해진 공식도 없고 답도 없다. 남들이 보기에 조금 엉뚱하고 이상하더라도 내 생각, 내 경험으로 인생의 답을 만들어 가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하는 ‘만두피 피자’는 꼭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보길 권한다. 평소 먹어왔던 피자와는 모양도 사이즈도 다를 테지만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재미와 추억을 쌓게 될 것이다. 단, 아이가 만드는 대로 말없이 내버려 둔다는 조건 잊지 않기!
재료(2인분)
베이컨 2줄, 양파 1/4개, 피망 1/4개, 만두피 4장, 시판 토마토소스 1/2컵, 피자치즈 1컵, 통조림 옥수수 2
만들기
▶ 요리 시간 20분
1. 베이컨은 한 입 크기로 자르고 양파, 피망은 옥수수 알갱이 크기에 맞춰 굵게 다진다.
2. 만두피에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①의 재료를 토핑한다.
(Tip 만두피가 얇아서 토핑재료가 너무 많으면 찢어질 수 있다.)
3. 피자치즈를 올려 20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5-7분 정도 굽는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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