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카타르전, 신태용호와 박용우에 위기이자 기회

올림픽대표 박용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행보가 불안하다. 토너먼트에서 제일 중요한 결과는 좋다. 하지만 내용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중요한 관문을 앞둔 이 시점에서 빠른 대처가 필요해보인다.대표팀은 오는 27일 카타르 야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 경기를 한다. 상대는 이번 대회를 개최한 카타르다. 홈팀의 이점을 안은 데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의 성격도 갖고 있는 카타르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상대도 상대지만 일단 우리 스스로 갖고 있는 적도 넘어야 한다. 신태용 감독(46)은 "한국 특유의 정신력"으로 카타르를 넘겠다고 했고 류승우(23)는 "다 함께 고민했다"면서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한국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는 수비에 있다. 수비진이 매경기 흔들린다. 실수도 하고 상대의 빠른 돌파와 압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배경에는 공격적인 포메이션도 있고 유일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박용우(22)도 있다. 박용우는 아직 젊고 경험이 필요하다. 당연히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와 카타르전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거나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 불안점 당연 축구 전술가들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을 두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다.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더 안정적이다. 서로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고 여러가지 임무들을 함께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4-1-4-1보다 4-2-3-1 포메이션을 더 선호한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이아몬드 4-4-2를 주로 쓴다. 세부적으로 보면 4-1-3-2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다. 후방 꼭지점에 한 명을 두는 일은 사실 모험이다. 그 선수의 능력을 믿어야 하고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그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도 신태용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두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대회를 준비하면서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진하는 생각을 갖게 하려고 했다. 일명 "마인드부터 공격적으로"다. 공격 축구를 선호하면서 포메이션도 4-1-3-2 형태를 그렸다. 신태용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이 포메이션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잘 어우러지면 매우 공격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 일단 숫자부터가 공격 진영에 다섯 명을 둬서 상대 진영에서 공을 많이 가질 수 있고 전방 압박도 가능하다. 신태용 감독은 이러한 효과를 생각했고 아시아권 대부분의 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뒤로 물러설 것을 고려해 상대 밀집수비를 깰 수 있는 이러한 포메이션을 택했다.확실히 실전은 예상과 달랐다. 대회를 시작하자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포메이션 자체가 앞으로 쏠려 있다보니 상대의 속공과 역습에 약했다. 특히 풀백들이 공격에 가담하면 측면 수비가 자주 비었다. 요르단과의 8강 경기 후반전에 우리가 주로 공략 당한 지점은 좌우 수비 진영이었다. 이러한 위험을 반감시켜주는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보통 맡는다. 하지만 우리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었다. 박용우가 섰다. 박용우 혼자서 좌우를 모두 커버하기는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이 훈련할 때 생각했던 시나리오는 이창민 등이 자주 내려와서 박용우를 도와주는 것이었지만 잘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박용우가 혼자 선 위치는 한국의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 저지선 역할을 못했다. 어쩌면 포메이션상 당연한 일이었고 박용우를 도울 파트너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결과였다.

올림픽대표 박용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결과 떠나 박용우와 팀에 큰 공부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섰을 때 항상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잘할 때도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능력이 상당히 좋을 때가 그렇다. 축구대표팀에서는 4-1-4-1 포메이션이 성공했다. 여기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유럽에서도 인정하는 좋은 중앙 미드필더다. 기본적인 수비력도 갖췄고 좋은 빌드업 능력도 있다. 그래서 4-1-4-1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올림픽대표팀은 이와 달라서 문제다. 일단 중앙 수비라인이 불안하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의 책임도 있다.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미리 차단해줄 수 있다면 중앙 수비와 서로 문제를 보완할 수 있지만 부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으로 바꾸면 모르지만 계속해서 같은 포메이션으로 나설 경우에는 박용우의 플레이도 더 좋아져야 한다. 본래 박용우의 자리는 이찬동(23)의 것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찬동을 오랫동안 고려했다. 하지만 이찬동이 왼쪽 발등에 염증이 생기는 부상을 입고 회복이 더뎌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서 이찬동의 빈 자리를 잘 메운 박용우가 카타르에 함께 왔다.이찬동은 박용우와 또 다른 스타일이다. 이찬동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진공청소기라면 박용우는 제공권 싸움과 패스를 더 잘한다. 비교우위로 박용우가 이찬동에 비해 수비력은 부족하다. 만약 이찬동이 대회에 왔다면 경기력이 달랐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이번 대회는 박용우가 뛰고 있다. 박용우가 이찬동 이상의 효과를 내려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 패스마스터보다 투사, 진공청소기가 될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태클하고 과감한 몸싸움도 필요하다. 186cm에 80kg으로 체격조건도 좋고 소속팀 FC서울에서 중앙 수비수로도 뛰어 수비에 대한 감은 갖고 있는 만큼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박용우 스스로도 느끼는 것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대회의 성적을 떠나서 박용우가 성장하는 데 영양분이 될 수 있는 시간들이다. 서울 구단의 관계자들은 박용우가 '제 2의 기성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체격조건이나 나이 답지 않은 능력이 그 이유다. 기성용도 처음에는 수비력보다는 패스였다. 대표팀에서 뛰고 유럽에서 활약하면서 수비력을 키워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이 됐다. 박용우도 같은 길을 밟는다면 좋다. 카타르전도 하나의 기회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 구성을 바꾸겠다"고 했다. 박용우가 다른 자리로 가거나 옆에 다른 미드필더와 호흡을 맞출 수도 있다. 어떻게 나오든 박용우가 해야 할 역할과 좋아져야 하는 숙제의 초점은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박용우가 더 완성형에 가까운 미드필더가 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스포츠레저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