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비타트,건축가의 꿈을 품은 ‘언희네 집’헌정식

언희가 그린 살고 싶은 집 그림

"28일 오후 2시, 전남 화순(남면 사평리 924-4)에서 진행""지적장애 오빠와 이야기를 담은 산문 백일장 대상 수상하며 사연 알려져"[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무주택 저소득층 주거문제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해비타트(상임대표 송영태)가 28일 전남 화순군(남면 사평리 924-4)에서 2016년 첫 집짓기 헌정식을 갖는다. 이번 헌정식은 몸이 아픈 오빠의 오른팔이 되어주는 11살 소녀 언희와 가족을 위한 집짓기로 한국해비타트 관계자, 사평초등학교 학급 급우, 지역 주민 등 약 8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언희의 사정은 지난해 전국 백일장에서 화제가 되며 전해졌다. 초등생 3만명이 참여한 '2015전국 장애 이해 개선을 위한 백일장’에서 산문 부문 대상을 받았던 것이다. 언희가 쓴 '힘내라 우리 오빠'는 두 살 터울 지적 장애 1급인 오빠와의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진솔한 표현을 담았다. 사연은 이렇다. 다문화가정인 언희네 남매는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 환갑을 훌쩍 넘긴 아버지와 살고 있다. 일용직을 하는 아버지는 몸이 성치 않아 일하러 나가는 날보다 병원에서 신세를 지는 날이 더 많고, 어머니는 하루 종일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언희가 오빠의 보호자 역할을 도맡아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을 정돈하거나 수리할 형편이 못 되었다. 집짓기가 완공되기 전까지 언희네 가족은 언희의 작은아버지가 사는 영구임대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이전에 살던 집이 매우 낡아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집 건물의 절반 이상이 무너졌을 뿐 아니라 산과 붙어있어 지네와 같은 벌레가 들어와 어린 남매는 밤마다 공포에 떨며 잠들었다. 외벽도 기능을 제대로 못해 온 가족이 한여름에도 찬바람에 몸서리 쳐야 했다. 언희네 가족은 집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이 집의 법적 주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복지를 지원받을 수 없었다. 언희는 이런 성장과정을 통해 온 가족이 안락하게 살 수 있는 건축가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언희가 재학 중인 사평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은 “글 솜씨가 뛰어난 언희의 꿈이 작가나 복지사가 아닌 건축가인 것은 보금자리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라며 “그림 솜씨도 빼어나 훌륭한 건축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집짓기 전

한국해비타트는 온라인 모금 캠페인과 동시에 언희네를 위한 집짓기를 시작했다. 약 8개월에 걸친 공사로 안전한 외벽, 깨끗한 주방, 거실겸 따뜻한 화장실이 있는 16평형의 보금자리를 완공하게 되었다.헌정식에 참석한 언희는 “새 집이 생겨서 좋아요. 나중에 엄마 아빠가 우리 곁에 안 계시더라도 제가 끝까지 남아 이 집에서 오빠를 지킬 거에요”라며 소감을 전했다.한국해비타트 송영태 상임대표는 “언희네 집짓기를 위해 후원과 봉사로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더 이상 언희와 같은 아이들이 집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희망을 지어 가겠다”고 전했다. 한국해비타트는 홈페이지(www.habitat.or.kr ) ‘지붕이 되어주세오 캠페인- 힘내라 우리오빠’를 통해 언희네 사연을 소개, 집짓기 건축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한국해비타트는 지난 한 해 국내 660세대, 해외 9,928세대에게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차상위계층 및 저소득가정을 위한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계속해서 펼쳐 나갈 계획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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