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째 수출 감소 확실시…GDP 50% '흔들'저유가·G2리스크·소비심리악화 등 걸림돌[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조영주 기자]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이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저유가 추세는 중국 성장둔화, 신흥국 경제불안 등과 연계돼 전 세계적인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잠재성장률 하락과 저성장 고착화가 불가피하다.◆G2 리스크 겹겹이…수출 계속 어렵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2012년 이후 3년만에 감소(-7.9%)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작년 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다. 정부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수출이 2%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G2 리스크를 안고가야하는 현 상황은 만만치 않다. 당장 이달에도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 13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가 목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3.1%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관건이다. 새 경제팀 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첫방문지를 평택항으로 삼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임자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일본(-9.5%), 독일(-11.6%), 프랑스(-13.6%)의 예를 들며 "글로벌 교역부진에도 상대적으로 우리 수출이 선방했다"고 평가했던 것과 달리, 경제정책의 중심을 '내수와 민생'에서 '수출'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열악함을 시사한다. 기저효과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저유가와 중국 성장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리스크가 겹겹이 쌓여있다. 조선ㆍ철강 등 그간 한국 수출을 견인해온 주력산업도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다.가장 큰 걸림돌은 저유가 지속으로 수출 단가가 낮아지는데다 소비심리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최근 '국제석유시장 여건과 저유가의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기준 전년(52달러) 대비 20%이상 하락한 배럴당 40달러 내외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저유가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7%대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6.9%에 그치며 연간성장률 기준으로 1990년(3.8%) 이후 25년만에 7%대가 무너졌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무역에 직격탄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미국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신흥국 경제불안도 대표적 변수로 꼽힌다.◆'1%대 잠재성장률' 앞당겨지나= 수출 부진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체질을 약화시키고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퇴임 전 "수출이 조금만 받쳐줬다면 경제성장률이 연 3%대 후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부진이 장기화 되면 잠재성장률까지 떨어질 수 있다. 잠재성장률은 가용한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사용했을 때 물가상승 등 공급애로를 겪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증가율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2018년까지 잠재성장률을 3.0~3.2%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수출부진이 한계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 시키고, 수출경쟁력까지 급속히 떨어뜨리게 되면 고령화와 투자 부진 등 사회ㆍ경제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잠재성장률 하락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 순식간에 '저성장의 늪'에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경제연구기관들은 앞으로 10년 내에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올해부터 2%대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2026년에 비관적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6∼2030년 잠재성장률이 1.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LG경제연구원도 2020∼2030년 잠재성장률을 1.7%로 분석했다.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노동투입 증가율의 둔화, 투자 위축, 총요소생산성의 하락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고착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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