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진=스완지 공식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기성용(27)이 에버튼전에 선발로 뛰었다. 새로운 감독, 프란체스코 귀돌린(61)이 지휘봉을 잡고 나선 첫 경기에서도 입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활약도 괜찮았다. 기성용이 보여준 모습은 귀돌린 감독이 원하는 색깔을 보여주기도 해 의미가 있었다.기성용이 선발로 나선 스완지는 24일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에버튼을 2-1로 이겼다. 귀돌린 감독에게는 첫 승이었다. 기성용은 왼쪽으로 치우친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새로운 감독이 오고 나서 기성용이 조금 달라졌다면 위치와 역할이 그랬다. 왼쪽으로 이전보다 더 많이 치우쳤다. 게리 몽크 감독 시절에 섰던 4-4-2 다이아몬드의 왼쪽 미드필더와는 또 달랐다. 귀돌린 감독은 기성용과 레온 브리튼, 잭 코크를 모두 기옹했는데 일자로 세웠다. 그 중 왼쪽에 기성용이 섰고 이전보다 측면 세부 전술에 더 집중했다. 왼쪽 풀백인 닐 테일러가 올라오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에버튼의 오른쪽을 뚫는 장면이 많았다.중앙 미드필더를 측면에 세우는 전술은 여러 감독들과 팀이 활용한 바 있다. 이는 중앙에서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측면 세부 전술에서 패스에 능한 중앙 미드필더를 통해 상대의 측면 공간을 공략하기 위해 선택되는 방법이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서 측면을 돌파하는 전형적인 윙어를 활용하는 측면 전술과는 완전히 다르다.기성용도 이와 같은 전술을 잘 만들어내야 했다. 귀돌린 감독이 원하는 색깔이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귀돌린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자주 오가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측면 수비수들을 잘 활용해야 하고 풀백들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다른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들 간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하다. 이러한 기반을 다져야 할 시기에 기성용와 코크가 좌우 미드필더로 서서 풀백을 살려주는 임무를 받은 것으로 보였다.기성용은 제 몫을 다해줬다. 풀백인 테일러와 좋은 콤비 플레이를 자주 연출했다. 전반 34분에 나온 안드레 아예우의 추가골도 그랬다. 기성용이 공을 잡고 왼쪽으로 내준 공을 테일러가 잡아서 드리블했다. 바로 침투패스를 넣었고 이를 아예우가 터닝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기성용으로부터 시작된 측면 세부 전술이 빛을 발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기성용의 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나란히 선 세 명의 미드필더들과도 자리를 바꾸면서 스완지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깨웠다. 경기 중반에는 브리튼과 자리를 바꿔 후방 꼭지점에 서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패스를 뿌리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날 스물일곱 번째 생일이었다. 그라운드 위 맹활약과 승리로 스스로 선물을 만들었다. 귀돌린 감독은 기성용 등 미드필더 배치를 조금 바꾸고 측면에서의 역할을 부여해 스완지의 분위기를 바꿔 놨다. 최전방도 힘과 체격조건으로 버텨줄 수 있는 바페팀비 고미스와 같은 유형을 버리고 아예우와 웨인 라우틀리지와 같은 침투와 움직임이 좋은 제로톱 형태의 스트라이커들을 기용해서 효과를 봤다. 에버튼전에서는 긍정적인 점들을 만들어내며 스완지는 귀돌린 감독에게 데뷔승을 안겼다. 아직은 시작일 뿐이다. 풀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측면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에버튼이 아닌 다른 팀들을 상대로도 귀돌린의 스완지가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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