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군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를 가동한 지 1주일이 넘었는데도 북한군은 확성기 타격을 포함한 본격적인 도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북 제재안을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추가 도발을 저울질 한다는 주장도 많다. 북한이 직접적인 무력 충돌로 한반도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것은 일단 피하면서 대남 전단 살포나 무인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사이버 테러 등으로 남한 사회에 불안을 일으켜 무력 도발의 적기를 노리고 있다는 게 군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의 도발 시기를 놓고 대북전문가들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안보리 논의는 이달 이후에나 가능하고 북한도 안보리 제재 강도를 봐가며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대북 제재안을 놓고 미국은 중국과의 협의를 우선 진행한 이후에 안보리에서 논의를 추진할 방침인데,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측은 "효과가 높은 제재안을 지금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 국무부는 중국 외교부와 협상을 진행하며 설득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하고, 제재 결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을 너무 몰아붙이면 체제가 혼란하게 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제재 강화를 호소하는 근거 중 하나는 이란 경제 제재다. 안보리 및 각국이 실시한 제재가 효과를 보여 2015년 이란 핵합의와 제재해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적극 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최근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북한군은 지난 13일에는 서부전선 DMZ 상공 군사분계선(MDL) 너머로 무인기를 한 대 날려보냈다. 북한군 무인기가 MDL을 넘어온 것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이던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북한군 무인기는 우리 군의 경고사격 직후 북쪽으로 돌아갔지만 이는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고 우리 군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무인기를 날려보낸 것은 우리 군 지역을 정찰하는 것 외에남한 사회의 반응을 떠보고 불안감을 부추기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군의 대남 전단 살포와 무인기의 MDL 침범에 맞춰 최근 청와대를 사칭한 악성 이메일이 유포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안당국은 이번에 유포된 악성 이메일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주요 기관이 사이버 테러를 당해 마비 상태에빠질 경우 남한 사회의 불안감은 순식간에 극대화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최전방 지역에서는 무력 도발 징후를 보이지 않지만 대남 전단 살포를 비롯한 여러 징후들은 심상치 않다"며 "북한군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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