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추운 겨울에 온기를 불어 넣는 따끈한 '건강 밥상'

여름은 더워서 겨울을 기다렸고 겨울이 되니 추워서 여름을 기다리게 된다. 사계절이 있어 이런 고민도 생기지만 무엇인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위로해 본다. 그러나 유난히 추위에 약한 사람들에게 겨울은 괴롭기만 하다. 속이 든든해야 추위에 떨지 않는다며 겨울에는 꼭 아침을 챙겨 먹으라고 하시던 어른들의 말씀은 하나 틀린 것이 없으니 추운 겨울을 따끈하게 데워주는 건강한 밥상을 차려본다.

연근, 우엉, 당근 넣어 지은 뿌리채소밥<br />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제철 재료란 특별한 선물을 철마다 누릴 수 있다. 수입 농산물들이 많아지고 하우스 재배기술의 발달로 제철이 없어진 재료도 있지만 노지에서 재배한 제철에 먹는 재료의 맛은 비교할 수 없다. 꽁꽁 언 땅에서 날 것이 없으니 그럼 겨울에는 먹을 채소가 없을까?가을에 수확해 놓았던 뿌리채소는 겨울의 제철 채소이다. 김치가 숙성되듯 뿌리채소는 저장되어 있는 동안 수분이 약간 증발되면서 단맛은 증가하니 수확했을 때보다 더 맛있다. 우엉, 연근, 당근, 고구마로 대표되는 뿌리채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니 겨울과 잘 어울리는 제철채소이다. 우엉과 연근은 껍질을 벗겨 썰어서 물에 담그는 것보다는 흙이 묻어있는 껍질째 요리하는 것이 좋다.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맛과 향, 그리고 약효도 빠진다.

연근

우엉

뿌리채소와 함께 겨울밥상에 빠질 수 없는 건 말린 채소들이다. 채소는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 D가 많이 생성된다. 비타민 D는 칼슘의 체내흡수를 증가시켜 뼈를 튼튼하게 하고 혈당과 혈압을 낮춰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중요한 비타민으로 주로 햇볕을 통해 형성되지만 겨울이 되면 야외활동이 적어 햇볕을 쬐기가 힘들어지니 말린 채소로 대신한다.

시래기고등어조림

채소의 생명력은 싱싱함이라고 생각하는 건 말린 채소를 제대로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관령 황태는 덕장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려져 겨울철 별미라고 칭찬이 자자하지만 겨울철에 말린 무청시래기도 황태맛 못지않다. 무청시래기에 된장 양념하여 끓인 된장국도 고등어를 넣어 지진 시래기조림도 겨울의 맛이다. 또 말린 무, 가지, 산나물에 들기름과 깨소금을 듬뿍 넣고 양념하여 밥상에 올리면 겨울 추위쯤은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밥상이 된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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