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테러로 공포 확산…박탈감 큰 아시아 젊은층, 과격세력 동조 늘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 한복판에서 14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테러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아시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아시아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테러'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인구 비중은 88%에 이르지만 온건 성향을 띠고 있는데다 서방 문물에도 개방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법인 '샤리아' 통치 아래 놓인 중동 국가들과 달리 다른 종교도 인정하는 세속국가다. 이는 무슬림 원리주의자들의 비판 대상이 된데다 크고 작은 테러 경고의 꼬투리가 되기도 했다. 이번 자카르타 테러 장소가 스타벅스 등 서방 브랜드가 즐비한 거리였다는 점 역시 테러를 자처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 소프트 테러가 프랑스 파리와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인도네시아까지 유입되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무슬림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말레이시아(60%), 인도(20%), 필리핀(10%), 태국(10%)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IS 출신 및 추종자가 결성한 것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 IS 지부에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무슬림 600여명이 가입해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에서는 120명이, 인도에서는 23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필리핀 내 아부사야프 등 동남아 4개 이슬람 무장단체가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조직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IS가 자국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 적극적으로 조직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위구르족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도 테러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국 방콕 사원 테러는 위구르 무장독립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인구 밀도가 높고 사회적 관계망이 잘 발달된 아시아에서 중동 지역처럼 국제 테러 조직이 대규모 훈련 캠프를 만들고 전면적 테러에 나서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IS가 전 세계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경제위기로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과격 근본주의 세력에 동조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어 테러 확산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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