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카카오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면서 1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긴 스타인베스트홀딩스(SIH)가 홍콩계 사모펀드라는 점을 제외하고 베일에 쌓여있어 이들의 정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SIH는 전날 보유 중인 로엔 지분 61.4%(1552만8590주)를 1조5062억원에 카카오에 매각키로 했다. 이 중 927만8351주는 9000억원에 카카오에 넘기고 나머지 625만239주는 카카오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물 출자키로 했다. SIH가 지난 2013년 7월 SK플래닛으로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을 당시 2658억원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1조2000억원의 지분 매각 차익을 남긴 셈이다. 로엔에 투자한 지 3년도 채 안 돼 거둔 성과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플래닛은 당시 멜론이 가격을 2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한데 따른 가입자 이탈을 우려해 주당 가격(2만원)을 저렴하게 책정해 넘겼다"고 말했다. SIH 입장에서는 2만원에 지분을 매입해 5배 가까이 비싸게 되판 셈이다. SIH는 카카오에 지분을 주당 9만7000원에 넘겼는데 이는 8일 종가 7만8000원과 비교하면 23%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그렇다면 1조원 넘게 차익을 거둔 SIH는 어떤 회사일까. SIH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 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쉽게 말하면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다. 조세회피지역인 몰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캐리비안 샌즈홀딩스(Caribbean Sands Holdings)가 최대주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11월7일 기준 자본금은 1만달러,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1200여만원이다. 업계에서 SIH는 홍콩계 사모펀드라는 사실 외에는 펀드 구성이나 투자자(LP) 등이 철저히 베일에 쌓여 있다. 로엔 관계자는 "몰타에 본사를 둔 홍콩계 사모펀드라는 점 이외에 최대주주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자간담회 당시 신원수 로엔 대표는 매각설에 대해 "매각 관련 이슈는 최대주주만 알고 있는 상황이고 매각 상황을 일일이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역시 최대주주의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SIH는 홍콩계 사모펀드라고 알려져 있지만 LP 대부분이 한국인들이라는, '검은머리 외국인' 설도 나온다. SIH처럼 비공개로 투자자들을 모집해 기업에 자본참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기업주식을 되파는 사모펀드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4년 사모펀드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2개에 불과했지만 2014년 말 기준 237개로 늘었다. 목표 투자액을 말하는 출자약정액은 2007년 9조원에서 2014년 44조원까지 늘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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