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 지원 등 '이재명표' 3대 무상복지사업이 대법원 제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성남시가 지난 5일 경기도로부터 이들 3대 사업 예산이 포함된 올해 예산안 '재의' 요구를 받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해서다. 김남준 성남시 대변인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산후조리 지원사업이나, 아이들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무상교복 지원사업,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청년세대를 위한 청년배당 사업은 모두 성남시가 마련한 최소한의 복지사업"이라며 "성남시는 남경필 지사의 재의요구를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지만 시민들과 약속한 3대 사업은 재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지난 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보건복지부의 부당한 불수용 처분과 위법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그 결과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어 3대 무상복지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한다"며 사업 강행의사를 천명했다. 성남시가 보건복지부의 반대와 경기도의 재의 요구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할 경우 경기도는 성남시를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7항'에 따라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재판부에 배당하고 심리를 거쳐 정식 판결을 내리게 된다. 대법원은 1심과 항소심 등 하급심을 거쳐 올라온 사안을 심리하지만 이런 경우 예외적으로 대법원이 '단심 처리' 할 수 있다. 판결의 효력은 보통의 대법원 확정판결과 같다. 판결대로 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즉각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법원 차원에서 제재를 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5일 성남시에 공문을 보내 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 지원 경비를 반영한 2016년도 예산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성남시장은 오는 11일까지 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상급 자치단체로부터 재의 요구를 받은 하급 자치단체는 예산안이 통과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재의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가 성남시를 대법원에 제소하는 데는 외생 변수들이 많다. 우선 남경필 지사의 연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의 재의 요구 반대다. 이 부지사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재의요구는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도의 결정은 재량권 남용이자 중앙정부의 눈치보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도의 재의요구 지시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경기도가 성남시에 재의요구를 지시한 것은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연정 정신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며 "설령, 정부의 재의요구가 있었다고 해도, 이는 법상 명시된 절차가 아니므로 경기도가 복지부 요청을 반드시 따라야 할 법적 의무가 없는 만큼 경기도와 남 지사는 재의요구를 철회화고, 상생과 협력의 연정정신으로 시급히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무상복지 사업 추진 강행의사를 밝히고 있다.
남 지사가 자신의 최대 치적인 '연정'을 무너뜨리면서까지 대법원 제소로 갈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도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성남시의 무상복지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검토한 뒤 재의를 하게 됐다'며 "성남시가 재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법원 제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성남시는 3대 무상복지사업에 대해 각각 조례를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만들고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56억원 ▲무상교복 25억원 ▲청년배당 113억원 등 총 19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특히 성남시는 7일 공공산후조리 지원사업 1호 수혜자에게 성남사랑상품권 25만원어치를 지급하며 무상복지사업에 닻을 올렸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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