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소탄실험]총선 100일 앞둔 핵실험…북풍 영향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파장에 또 다시 북풍공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총선을 100일 남겨둔 상황에서 실험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화 된 북한의 도발 탓에 선거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한국사회에서 북풍은 선거국면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많았다. 1987년 11월29일 대선을 단 17일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이 대표적이다.특히 대선 전날 항공기를 폭파한 북한 공작원 김현희(54ㆍ여)씨가 국내로 압송되면서 북풍은 극대화됐다. 이는 당시 여당인 노태후 민주정의당 후보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많다.1996년 실시된 15대 총선 때도 북풍이 불었다. 총선을 일주일 앞둔 4월5일 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중무장 병력을 무단으로 투입, 총격전을 벌이면서다. 당시 참패할 것으로 예상되던 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을 획득해 원내 1당을 지켰다. 당시 조성된 긴장국면은 야당(새정치국민회의ㆍ통합민주당)의 분열과 더불어 여당 승리의 발판이 된 것이다.이같은 사례를 의식한 듯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오후 열린 최고위원연석회의에서 "북한은 항상 총선 등 전국 선거를 앞두고 도발을 일으켜왔다" 며 "지난 18대, 19대 총선때도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선거분위기, 선거에 여러가지 구도에 많은 영향 미쳤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하지만 최근 들어 선거국면에서 북한 변수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만큼, 이번 핵실험 역시 총선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2000년대 이후 선거에서 북풍의 영향력은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공개한 김대중 정부는 16대 총선에서 패했고,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노무현 정부도 2007년 대선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맛봐야 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 직전에는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했지만, 여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역풍'을 맞아 패배하기도 했다.다만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안보분야에 있어 보수화되면서 각 정치세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건 발생 1시간30분여 만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더민주도 긴급 회의를 소집해 '정부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경제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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