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글로벌 프레스컨퍼런스를 개최하며 2016년 전략제품과 혁신기술을 발표했다. 양사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전 세계 기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며 성황리에 끝났다. 삼성전자 프레스컨퍼런스는 시작되기 약 한 시간 전부터 입장하기 위한 취재진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기존에 마련된 좌석이 모자라 컨퍼런스가 시작된 후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곳곳에 서거나, 바닥에 앉아 컨퍼런스를 들었다. 양사의 컨퍼런스가 진행된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은 하루 내내 북적였고, 행사장 근처에 별도로 마련된 CES 기자실도 만원을 이뤘다. 두 회사가 소개한 전략의 공통점은 사물인터넷(IoT) 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TV·냉장고를 필두로 IoT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LG전자는 IoT 시장의 핵심 기기인 자동차에 방점을 찍었다. 자동차를 통해 IoT 시장을 이끌어가되, 전통적인 명가 자리를 지키던 가전사업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미국법인 조 스틴지아노 전무가 발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IoT는 우리가 먼저" 야심밝힌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시,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열었다. '소비자의 일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주겠다'는 주제로 시작됐다.컨퍼런스의 문을 연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주법인 부사장이 가장 먼저 꺼내든 키워드는 IoT였다. 그는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다양한 제품들이 IoT 기술로 연동돼 일상 속에서 IoT를 구현하는데 한 발 다가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밝힌 IoT 관련 제품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를 USB 형태로 제작, 공개했다. USB 형태로 꽂기만 해도 IoT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어 여러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TV와 냉장고 역시 IoT 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항상 전원이 들어와 있는 가전 속에 IoT 허브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이 사물인터넷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특히 관람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제품은 바로 냉장고에 IoT 기술을 적용한 '패밀리 허브(Family Hub)' 냉장고다. 존 헤링턴(John Herrington) 삼성전자미주법인 SVP가 "여러분들은 모두 냉장고에 뭐가 남아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쓸데없는 걸 샀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발표를 시작하자 행사장은 이미 술렁였다. 내장된 카메라로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내부를 확인하고, 냉장고 문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가족들의 일정을 확인하고, 마스터카드와 연계해 손쉽게 쇼핑까지 할 수 있는 설명이 더해지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더 똑똑해진 스마트TV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의 2016년형 스마트TV는 '스마트 허브'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한 눈에 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어떤 기기가 연결됐는지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며, 조명과 현관문 등 다양한 기기를 연동할 수 있다. 이원진 삼성전자 부사장과 마이크앵거스(Mike Angus) 타임워너케이블 SVP는 리모콘으로 TV 화면을 움직이며 쉽고 편리해진 제어 방법을 소개했다.이외에 삼성전자는 로즈골드와 플래티늄 색상의 기어S2, 윈도우 기반의 '갤럭시탭프로S'를 최초로 선보였다. 기어S2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와도 연동이 가능해져 호응을 얻었다.
▲LG전자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LG전자 CTO 안승권 사장(좌)와 덴마크의 유명 산업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우)가 LG시그니처 냉장고,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 LG 시그니처 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LG전자)
◇LG전자, 자동차와 가전 모두 "놓치지 않을 거에요"= LG전자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자동차'로 문을 열었다. 그룹 전체적으로 차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LG전자는 프레스컨퍼런스에서도 전장부품사업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안승권 LG전자 CTO는 프레스컨퍼런스에서 "LG가 왜 갑자기 차 사업에 나섰는지 궁금할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가 빠르게 전장부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TV, 모바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디스플레이, 센서, 카메라, 통신, 모터, 컴프레서 등 기반 기술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음을 설명했다.또 지난해 10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된 것과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LG 전자가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 개발사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안 사장은 구글, ADT(보안 솔루션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협력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생태계 확장을 지속한다는 계획도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Brillo) and 위브(Weave)'의 총괄 임원인 가야트리 라잔(Gayathri Rajan)이 연사로 등장해 구글의 IoT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LG전자와 구글의 사물인터넷 협력 계획도 소개했다. LG전자는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냉장고, 올레드(OLED) TV, 세탁기, 공기청정기 제품이 무대에 숨겨져있다 등장하자 박수가 나왔다. 특히 2.57mm 두께의 LG시그니처 올레드TV를 소개하며 "신용카드 4장 정도 두께인데, 뭐 별거 아니네요"라고 말하자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한편 이날 행사에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이자 LG 시그니처 제품 디자인 작업에 직접 참여한 톨스텐 밸루어(Torsten Valeur)가 깜짝 등장해 소감을 밝혔다. 밸루어는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사용할 때 마치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디자인 콘셉트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덧붙였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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